한국선수단에 8번째 금메달 선물
예선 6위로 결선 진출해 정상 등극
슛오프서 침착하게 5발 중 4발 명중
한국 사격 런던올림픽 이후 최고 성적

양지인(한국체대)이 사격 25m 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명중시키며 한국 선수단에 8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세계랭킹 2위 양지인은 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샤토루 사격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결선에서 프랑스의 카미유 제드르제브스키와 총점 37점 동률을 기록한 뒤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주인을 가리기 위한 슛오프에서 양지인은 침착하게 4발을 맞힌 반면 예드제예스키는 1발을 맞추는데 그쳤다.
25m 권총은 올림픽에서 여자 선수만 치르는 종목으로 본선은 완사와 급사 경기를 치른 뒤 점수를 합산해 상위 8명만 결선에 오른다. 양지인은 전날 열린 본선에서 완사와 급사 합계 586점, 6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함께 출전한 김예지는 급사에서 한 발을 시간 내에 쏘지 못해 0점 처리되면서 합계 575점으로 아쉽게 탈락했다.
한국 사격은 이날 양지인의 금메달 추가로 여자 공기권총 금메달 오예진(IBK기업은행)과 여자 공기소총 금메달 반효진(대구체고), 여자 공기권총 은메달 김예지(임실군청), 공기소총 혼성 은메달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에 이어 5번째 메달(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을 수확했다.

한국 사격이 올림픽에서 메달 5개를 얻은 건 역대 최고 성적을 낸 2012 런던올림픽(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이후 12년 만이다. 런던올림픽에서는 진종오가 2관왕, 김장미가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양지인은 한국 25m 권총의 간판선수다. 함께 출전한 김예지(임실군청)가 이번 대회에서 집중 조명을 받으며 빛이 바랬으나, 사실 사격계 내부엔 김예지보다도 양지인 금메달 가능성을 높게 높게 봤다.
국내 선발전에서도 양지인이 1위를 차지했고 김예지가 2위였다.
그의 장점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 낙천적인 성격이다. 인생 좌우명이 "어떻게든 되겠지,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다.
이런 성격 탓에 총을 들었을 때 흔들림이 매우 작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점수 기복이 적고 꾸준히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평가다.
양지인은 중학교 1학년 때사격을 처음 시작했다.
남원하늘중학교 재학 시절 수행평가로 사격을 경험했는데, 의외로 잘 맞아서 중학교 코치의 권유로 선수 길로 들어섰다.
중학교 2학년 때인 2018년에는 회장기 전국사격대회에서 공기권총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일찌감치 천재성을 보였다.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당시 한국체대에서 교생 실습을 나온 사격 선배가 "더 큰 선수가 되려면 서울로 가야 한다"고 권유해 2019년 서울체고에 진학해 25m 권총을 주 종목으로 선택했다.
이후 2022년 한국체대에 입학했고, 2023년에는 성인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양지인은 지난 1월 자카르타 아시아선수권에서 결선 세계신기록(41점)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고, 5월 바쿠 월드컵 대회 1차 경기에서 자기 기록과 타이를 이루며 또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이후 약 10개월 만에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그는 금메달리스트로 세계 최정상에 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