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낙폭·하락률 16년만 최대
코스피 종목 98% 동반 추락
4년5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 발동
日증시도 12.4% 폭락
1987년 '블랙 먼데이' 뛰어넘어 사상최대 낙폭

5일 코스피가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로 8% 넘게 폭락하면서 '최악의 하루'를 보낸 것은 한국을 넘어 전 아시아 시장이 모두 충격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하락률로는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16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위권 대형주도 동반 하락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전장 대비 10.3% 급락한 7만1400원에 마감했으며 2008년 10월 24일(13.76%) 이후 16년 만에 최대 하락률이다.
SK하이닉스[000660](-9.87%), LG에너지솔루션[373220](-4.17%), 현대차[005380](-8.2%), 기아[000270](10.08%), KB금융[105560](-7.69%), 신한지주[055550](-7.53%), PSOCO홀딩스(-11.78%), HD현대중공업[329180](-11.0%) 등이 맥없이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247540](-11.30%), 알테오젠[196170](-11.36%), 에코프로[086520](-11.07%), HLB[028300](-4.69%), 삼천당제약[000250](-14.99%), 엔켐[348370](-11.03%), 셀트리온제약[068760](-13.72%), 휴젤[145020](-10.4%), 실리콘투[257720](-13.79%) 등 시총 상위 종목이 10% 넘게 내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는 단번에 오지 않는다. 모든 상황이 누적되고 누적돼 어떤 트리거에 의해 발동된다"며 "최근 시장 움직임은 펀더멘털(기초여건) 외적 요인의 과한 개입에 따른 낙폭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 정부, 유관기관이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24시간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응 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긴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5일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4,451포인트 폭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닛케이지수 하락률은 1987년 10월 20일에 기록한 1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엔달러 환율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로 141엔대까지 떨어지면서 일본 기업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수출 관련 기업 주가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NHK는 발표했다. 엔달러 환율이 141엔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또 일본 종합주가지수인 토픽스(TOPIX)도 이날 12.2% 하락했으며 오사카증권거래소도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증시 급락과 관련해 "주가의 일일 동향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겠다"며 "정부는 계속해서 긴장감을 가지면서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경제·재정 운영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만 증시 자취안 지수는 8.4% 급락 마감, 1967년 이후 최악의 매도세를 기록했다. 자취안 지수 하락폭(1,807.21포인트) 역시 사상 최대 규모다.
중국 본토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1.54%)와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1.21%)도 하락했지만 비교적 양호한 모습이었다.
한국시간 오후 4시 19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2.03%),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2.08%)도 내렸고, 호주 S&P/ASX 200 지수 종가는 3.7%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경기침체 우려 등의 영향을 받아 5일 5만4000달러대까지 추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0분 기준 비트코인 한 개당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9% 이상 하락한 5만4425달러에 거래됐다.
며칠 새 하락세를 이어 온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오후 11시께 6만달러대가 무너지면서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10시15분께에는 5만372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인데스크US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상황, 기술주 등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침체 등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2.5% 이상 급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7% 이상 추락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