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이다. 이란 측의 비난에도 이스라엘 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다음 날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접경지인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 30여 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로켓 대부분이 방공망에 격추돼 인명 피해는 없지만 일부 건물에 화재가 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이란 국영 통신에 따르면 현지에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이 단거리 발사체로 하니야를 암살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란이 하니야 암살 배후가 이스라엘이라고 밝힌 이상 보복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액시오스는 “이란이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스카이뉴스아라비아 등 아랍권 언론은 유대교 명절 ‘티샤 베아브’ 기간(12, 13일)을 유력한 공격 시점으로 꼽았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레바논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철수를 권고하고 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첨단 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과 중동 최대 병력을 갖춘 이란 간 전면전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특히 이란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4월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첫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나섰을 때도 미군은 요격에 동참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현지시간 4일 주요 7개국 G7 외무장관들에게 이란과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이 이르면 5일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가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과 헤즈볼라에 마지막 외교적 압박을 가해 가능한 한 이들의 보복 수위를 낮추기 위해 미국의 동맹국들과 컨퍼런스 콜을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블링컨 장관은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격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전면전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모두들 중동에서 일어날 향 후 전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세계경제는 또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고 한국경제는 치명타를 입는 형국이다.
5일 월요일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코스피 200선물 가격이 기준보다 5%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되어 사이드카가 발동되었다. 주식시장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제한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다는 전망으로 미 증시는 2일(현지 시간) 2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이 여파가 5일 국내는 물론 아시아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5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일본의 닛케이는 5.43%, 한국의 코스피는 4.73%, 홍콩의 항셍지수는 1.19%,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0.59% 각각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사태 이후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 세계 경제와 한국경제의 어두운 앞날이 참으로 걱정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