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서 후쿠오카 대표에 4-0 승리
'동해 바다'로 시작되는 교가 또 중계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17일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3년 만에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교토국제고는 이날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3차전에서 후쿠오카현 대표인 니시닛폰단기대학부속고를 4-0으로 꺾었다.,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 야구 선수들이 17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3차전에서 4-0으로 승리해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며 달려가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 야구 선수들이 17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3차전에서 4-0으로 승리해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며 달려가고 있다.  연합뉴스,

현지 공영방송 NHK  보도에 따르면 교토국제고는 이날 경기에서 2회 초에 먼저 2점을 얻으며 앞서 나갔고, 5회 초와 9회 초에도 각각 1점을 더해 승리를 꿰찼다.

선발투수 나카사키 루이는 위력적인 투구로 9회까지 삼진을 14개나 잡아내며 완봉승까지 거머쥐었다. 

교토국제고가 승리한 뒤 선수들이 한국어 가사로 시작되는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NHK를 통해 전국에 중계됐다.

고시엔에서는 경기 처음에 한 번, 승리를 하면 한 번 더 교가를 틀어주며, 전 경기가 공영방송 NHK로 생중계된다.

이 학교 교가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등 첫 소절부터 '동해 바다'를 언급한다. 

4절에는 "힘차게 일어나라 대한의 자손"이라는 구절도 있다. 

지난 2021년 교토국제고가 고시엔에 첫 출전하면서 한국어 교가가 처음으로 울려 퍼지자 재일동포 사회에선 "감동 받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일본 우익계 일각에선 테러 이야기도 나오기도 했으며 '혐한' 전화가 학교로 쇄도하는 등 곤욕도 치렀다.

교토국제고는 앞서 지난 8일 본선 1차전에서 삿포로일본대학고등학교에 7-3으로 잡았으며 14일 열린 2차전에서는 니가타산업대부속고등학교에 4-0으로 승리했다. 8강전은 오는 19일 진행된다.

1963년 고교 과정이 만들어진 후, 전교생이 150명에 불과한 교토국제고는 1999년 야구부가 창단된 후 처음 출전한 경기에서는 0-34로 5회 콜드게임 패를 당했다. 피나는 노력 끝에 야구부 창단 2년 만인 2001년 2021년 지역 예선에서 첫 승을 기록한 뒤 연속 8승을 거둬 고시엔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이해 처음으로 '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한 뒤, 여름 고시엔에서 4강까지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한편 고시엔 야구는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西宮)시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리는 고교 야구대회의 통칭이다. 마이니치신문이 주최해 3월 열리는 '봄 고시엔'은 선발고교야구대회, 아사히신문이 주관하는 8월 '여름 고시엔'은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로 불린다. 현지 고교 선수들에게는 '꿈의 경기'로 통하는 고시엔 1915년 시작돼 올해로 106회를 맞았다.

이번 여름 고시엔에는 일본의 3957개 고교 중에서 지역 예선을 거쳐 49개 학교가 본선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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