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기준 9경기 1실점 2홀드 방어율 1.08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한 삼성라이온즈가 최근 불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호투행진을 펼치고 있는 '베테랑' 송은범의 활약이 가을야구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지난해 5.12의 불펜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10개 구단에서 불펜진이 가장 허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스토브리그에서 적극적인 움직임과 과감한 투자로 FA시장에서 통산 169세이브를 기록한 김재윤과 122세이브의 임창민을 영입했다.
이들은 삼성의 기존 마무리였던 오승환과 함께 삼성의 새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삼성의 새 필승조는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당초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었다.
만 42세의 리그 최고령 선수 오승환은 전반기에만 24세이브를 기록했고, 마무리 자리를 내려 놓은 임창민과 김재윤도 전반기에 각각 20개와 19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달라진 삼성 불펜을 상징하는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후반기에 접어든 직후 전반기 위력을 발휘했던 불펜진들의 투구력이 무너지면서 위기감이 맴돌기 시작했다.
결국 불펜 투수 강화의 필요성을 느낀 삼성은 지난 7월 송은범과 올 시즌 잔여기간 연봉 5000만원, 옵션 3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송은범은 지난 2003년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입단 당시 4억 원의 계약금을 받았을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였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고 SK가 왕조 시대를 열었던 2007년 6승을 기록하며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송은범은 2008년 8승에 이어 2009년 12승, 2010년엔 전천후 투수로 활약하며 8승8세이브4홀드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송은범은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이 전천후 좋은 구위를 선보이며 팀의 마당쇠 역할을 해냈지만 2013년5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타이거즈로 이적 후 내리막 길을 걸었다.
이후 한화이글스와 LG트윈스를 거친 송은범은 지난해 시즌이 끝난 후 보류 선수명단에서 제외됐다.
결국 송은범은 KBO리그 통산 680경기에 등판해 88승 95패 57홀드 27세이브 방어율 4.57을 기록한 채 지난 2월 은퇴를 선언했다.
송은범은 이후 삼성 재활군에서 훈련을 하며 JTBC 야구 예능인 '최강야구'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는 등 본격적인 제2의 인생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삼성이 송은범에게 손을 내밀었다.
삼성과 계약에 성공한 송은범은 퓨처스리그에서 8경기에 등판하며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이미 프로에서 한계를 보인 40세 투수의 복귀 소식에 삼성 팬들조차 큰 기대를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지난달 29일 1군에 콜업된 후 팬들의 예상을 깨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1군 복귀 후 9경기에 등판한 그는 8.1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1.0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닝 표본이 많지 않아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지만 한 차례 은퇴했던 40세 투수가 9경기 등판 중 8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를 했다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송은범이 다가오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부쩍 불안해진 삼성의 불펜에서 '깜짝' 히든카드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