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삼림이 죽어가고 있다] ① 재선충병 피해·방제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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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를 벌목하고 있는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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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방주사를 놓고 있는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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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모아 훈증처리를 한 무더기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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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7일 포항시가 동해면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종전환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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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계면 현내리 산 전체가 재선충병에 감염돼 가고 있는 모습. | ||
5년간 123만그루 ‘전국 최다’
고온 탓에 내륙 확산도 빨라져
당국 무방비로 사태 더욱 악화
이른바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병이 최근 포항, 경주 등 경북동해안을 비롯해 안동, 고령, 성주, 대구 달성, 경남 밀양 등 내륙으로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올해 1월부터 소나무재선충병 특별방제구역을 지정·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방제 수단으로는 확산 차단에 어림도 없는 실정이다.
산림청은 포괄적 방제 수단으로 '수종 전환' 사업을 개시했지만, 효과적이고 시급한 방제를 위한 강제적 수단은 빠져 있어 적법절차를 따져가는 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는 사이 올해 봄·여름 유례 없이 높았던 기온 탓에 소나무재선충병이 우리나라 전역을 뒤덮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본지는 전국에서 재선충병이 가장 극심한 포항을 비롯해 경북지역 재선충병 방제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최근 국민의힘 김선교 국회의원이 산림청에서 제출받은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총 305만 7344그루가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도가 123만7천495그루로 전국에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이 가장 심각했다.
지난 9월 산림청이 지정 고시한 특별방제구역은 △포항시 호미곶, 동해, 구룡포, 장기 1만5316.7ha △안동시 석동, 임하, 예안, 와룡, 임동 9827.7ha △경남 밀양시 8685.7ha △대구시 달성군 다사, 하빈 3619.2ha △경주시 감포 3197.1ha △성주군 선남 1924.7ha △고령군 다산 1088.3ha에 이른다.
따라서 산림청이 추진하는 '수종 전환' 사업에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고, 결정권을 가진 산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등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민관이 총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림당국에서는 수종 전환 사업 시에 파쇄목에서 나오는 수익을 산주들에게 돌리고, 각종 나무병에 대한 내성과 더불어 경제성이 좋은 새 나무 식재까지 해주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포항시 관계자에 따르면 수종 전환 사업에 대해 산주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은 일로 밝혀졌다.
산주 상당수가 고령인데다 외지인들이 많아 연락 자체가 안되는가 하면 설명을 하고 동의를 구하는 데도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소나무재선충병을 뿌리부터 퇴치하기 위해서는 비상한 대책이 요구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예산의 대폭적인 투입과는 별도로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행정명령’은 물론 대통령이 하는 '재난지역선포'와 '긴급명령권' 발동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산림당국이 매개충이 날아다니는 4월 초~10월 중순까지 소나무의 이동을 금지하고 있는 부분도 연중 이동 자체를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병은 2020년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정부 당국의 방제 노력이 주춤했던 이후 특히 올해부터 감염지역이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2023년 사이에 예산이 줄고 방제사업이 중단된 것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또 힌남노 태풍으로 인해 포항 등지에서 수많은 소나무들이 말라 죽어 매개충의 서식지를 제공했고, 최근 겨울과 봄철에 극도로 고온건조해진 기후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다고 해서 소나무재선충이 번지지 않을 리가 없는데도 아무런 근거 없이 방제까지 중단해 확산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림당국이 뒤늦게 수종 전환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를 이유로 방제조치를 소홀히 한 데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