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상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장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후 1997년 최고경영자로 다시 복귀해 광고를 기획하게 되었을 때 썼던 문구다.

다른 생각이 다른 세상을 만든다는 이 기발한 메시지를 활용한 광고 덕분인지 애플은 그 이후 곡선형으로 마감한 일체형 데스크톱 아이맥, 뮤직플레이어 아이팟, 스마트폰 아이폰 등 혁신적인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스마트폰과 무선 인터넷의 대중화를 이끌고 소비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명성을 드높이게 된다.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애플처럼 조금 더 다른 생각, 말랑말랑한 사고가 필요하다. 고인 물이 썩지 않게 하려면 더 창조적이고 생각의 폭과 깊이가 넓어지는 유연한 사고법이 시작되어야 한다.

다양한 측면을 보고 발상의 전환을 수시로 해야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다.

최근 들어 우리 농업을 둘러싼 기상환경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농산물의 생산과 공급은 자연환경과 기상상황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수, 가뭄, 이상기온 등 농업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이상기후 빈도가 점차 커지고 있어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과 수해가 겹치면서 포기당 2만2000원짜리 배추가 등장한 것도 이를 증명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거기에 1인당 쌀 소비량도 30년전 119㎏에서 지난해 57㎏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제는 농업도 애플처럼 조금 더 다르게 생각해야 할 때다.

이상기후에서 가장 큰 문제는 농업용수의 관리 효율성이다.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농업용수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농업생산기반시설은 1960년~1980년대 식량 증산을 목적으로 설치한 대규모 노후시설을 여전히 이용하고 있어 효율적인 농업용수 관리가 어렵다.

과학적 농업용수 배분과 수리시설의 대규모 관수로화 및 자동화 등 첨단화를 통해 농업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농업용수 공급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농어촌공사 경북본부에서는 ‘경북 성주·양서지구 스마트용수순환 이용효율화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기존 흙수로 및 개수로가 아닌 스마트 용수 공급 관수로에 데이터 기반 물관리 자동화 기술을 결합해 지형의 영향을 덜 받으며 농업용수의 적시에 적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과대취수를 규제하고 관리용수량, 비용, 노동력을 절감하여 용수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또 보다 더 스마트한 농업용수공급 체계가 구축돼 기존 수도작 중심의 30년 이상 지난 노후 시설물과 토공 수로로 인한 농업용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관개기 뿐 아니라 사계절 용수공급이 가능해 다양한 고소득 작물의 시설재배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시설작물 재배면적 증가 및 농업 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주간선 수로 및 지선 등의 용수공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각종 수문을 조절하고 농업용수의 합리적이고 균등한 배분을 통해 용수공급의 불균형과 과도한 용수낭비 및 용수 부족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성주·양서지구 스마트용수순환 이용효율화사업도 노후시설을 보수, 보강하던 기존의 수리시설개보수사업에서 좀 더 나아가 농업용수 공급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생각해보자는 것에서 출발했다.

농업도 다양한 측면을 보고 발상의 전환을 수시로 해야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다. 다른 생각이 좀 더 새롭고 경쟁력 있는 농업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공사도 애플처럼 농업의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다르게 생각하고 고민할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농업이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농업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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