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국방성 대변인이 지난 27일 평양에 추락한 무인기를 분해해 비행조종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서해 백령도가 이륙 지점인 것을 확인했다며 비행경로 그래픽을 제시하고, 비행 주체가 한국군이라고 거듭 주장한 최종조사결과 발표 내용을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이 주장한 한국 무인기의 10월 8일 북한 비행경로 그래픽. 연합뉴스
김여정 "윤 대통령 비난 삐라 살포할 것” 위협
軍 "북한 무인기 우리 지역 침투 시 응분의 조치"

북한이 28일 평양에 추락한 무인기를 분해해 분석한 결과 서해 백령도가 이륙 지점인 것을 확인했다면서 한국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최종조사 결과 발표 직후 담화를 통해 서울 상공에 무인기를 보내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삐라를 살포하겠다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서울 상공에서 정체불명 무인기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을 살포하고 북한군이 아무것도 확인해 주지 않는 상황을 가정한 뒤 "이러한 상황에서 더러운 서울의 들개무리들이 어떻게 게거품을 물고 짖어대는지 딱 한 번은 보고 싶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대한민국발 무인기'의 이륙지점과 침입경로, 침입목적을 확증한 '주권 침해 도발사건'의 최종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추락한 무인기의 비행조종모듈을 완전히 분해해 비행계획과 비행이력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무인기가 "10월 8일 23시 25분 30초 백령도에서 이륙하여 우리 공화국의 영공에 침범"했다”며 "황해남도 장연군과 초도주변의 해상을 지나 남조압도주변 해상까지 비행하다가 변침하여 남포시 천리마구역 상공을 거쳐 우리 수도상공에 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10월 9일 1시 32분 8초 외무성 청사와 지하철도 승리역사 상공에, 1시 35분 11초 국방성 청사 상공에 정치선동오물을 살포하였다"고 분석했다.

비행 조종 프로그램에는 2023년 6월 5일부터 2024년 10월 8일 사이에 작성된 238개 비행계획과 비행이력들이 기록돼 있었으며, 그 중 10월 8일 자료를 제외한 나머지 이력은 "모두 한국의 영역 내에서 비행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의 비행경로를 보면 백령도에서 서해안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북진해 평양 상공에 진입했다가 비슷한 경로를 따라 역방향으로 백령도에 복귀하는 것으로 돼 있다.

국방성은 "한국 군사깡패들의 가장 저렬하고 파렴치한 도발적 정체가 추호도 변명할 여지없이 입증됐다"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주권침해행위가 재발하는 경우 모든 화난의 근원지, 도발의 원점은 우리의 가혹한 공세적 행동에 의해 영영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이날 "그들의 일방적일 주장일 뿐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또 북한의 위협에 대해 군 당국은 북한이 우리 지역으로 무인기를 침투시키면 상응하는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부부장의 무인기 보복 암시에 대해 "무인기가 침투한다면 우리는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고 우리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북한이 지난 24일 대남 쓰레기 풍선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비난하는 전단을 실어 날린 데 대해선 "아주 조잡한 수준의 북한 전단이 서울 상공에 뿌려졌으며 그에 대한 효과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남 쓰레기 풍선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면 응분의 군사적 조치를 가할 것이라고 해왔다"며 "그러나 군사적 대응이 필요한지는 지금으로서는 확답드릴 사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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