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쇄신에 타이밍 놓쳐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듯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는 타이밍 놓쳐선 안된다 판단
“전면 인적개편·쇄신용 개각 필요
야권 탄핵공세 막을 유일 방안”
민주 "진정성 안 보여" 평가 절하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내용 일부가 공개된 이후 나흘 간 침묵을 이어오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전면적인 국정 쇄신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은 한 대표가 야권이 김건희 여사 문제를 고리로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선 상황에서 국정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여권의 위기감이 높아지자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했다.

한 대표가 이날 쇄신 범위를 국정 전반으로 확대하면서 수위 높은 메시지를 낸 것은 더는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고강도 쇄신의 명분으로 야권의 탄핵 공세 차단을 내세운 점도 주목할 부분이지만 이는 일종의 레토릭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당정 갈등 상황을 놓고 야권의 탄핵 공세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보수 지지층이 가장 우려하는 대통령 탄핵을 막아낼 유일한 방안이 ‘쇄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자신은 (윤 대통령과는 확실히 다른) 차기 지도자라는 차별성과 함께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난 보수 정권의 계승자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부 친윤계에선 쇄신과 관련해 한 대표와 온도 차를 보였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명씨 통화 녹취에 대해 ‘조작설’을 제기했고, 김재원 최고위원은 “보수 단일대오로 윤석열 정권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3선 의원들과 간담회에서 당과 대통령실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는 등 미묘한 입장 변화도 감지됐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쇄신책을 평가절하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이 사는 길은 ‘김건희 특검 수용’밖에 없다. 한 대표와 국민의힘도 민심을 따르라”고 했다.

박홍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 대표가 무능한 여당 쫄보 대표에서 한치도 나아가지 못했다”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특검)을 미루면서 대통령한테만 요구하는 건 진정성 없다”고 꼬집었다.권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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