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사회·미디어부 기자

▲ 권영진 사회·미디어부 기자
포항시가 마이스산업 기반 조성 및 해양관광도시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북구 장성동 옛 캠프비지 부지에 건립 중인 포항국제컨벤션센터(포엑스)가 오는 2026년 말 완공을 목표로 지난 7월 착공에 들어갔다.

국제컨벤션센터 건립이 완료될 시 향후 미래 신성장 산업과 연계한 전시회, UN 국제회의 유치 등으로 인한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가 포엑스 건립에만 집중하고 특급호텔 유치에는 미온적이어서 이대로 가다간 마이스산업 육성 및 해양관광도시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급호텔 부재는 포항야구장을 제2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삼성라이온즈의 프로야구 경기 유치에도 영향을 끼쳤다.

2012년 포항야구장 개장 후 삼성라이온즈는 시범경기 및 정규시즌 10경기 이상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4성급 이상 호텔을 갖추지 못한 까닭에 지난 시즌에 6경기만 유치됐고, 올 시즌에는 단 3경기만 진행됐다.

제2홈구장을 사용 중인 롯데자이언츠와 한화이글스가 올 시즌 울산과 청주에서 각각 6경기를 유치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현재 대구와 경북지역 내 운영 중인 호텔 중 컨벤션센터를 갖추고 있는 대구(5성급, 2곳, 4성급 3곳), 경주(5성급 2곳, 4성급 3곳), 구미(4성급 1곳)에서 4성급 이상 호텔이 운영 중이다.

반면 포항은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앞 3성급 비즈니스호텔이 전부다. 이로 인해 국비 270억원, 도비 210억원, 시비 1700억원 등 총 2180여원이 투입된 포엑스가 2026년 완공돼 2000여명이 참여하는 국제행사가 개최될 경우 국내외 VIP 참석자들이 부득이하게 경주나 대구의 특급호텔에 숙박해야 하는 문제점이 생겨 향후 경쟁력에서 밀려나 국제전시컨벤션센터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불꽃축제, 프로야구 경기 등 행사 때마다 불거지는 주차난 문제와 대중교통 연장도 포항시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포항과 유사하게 지하철을 갖추지 못한 경남 진주시의 경우 올해 진주성, 남강유등공원, 철도문화공원 등에서 펼쳐진 유등축제 주변에 시내버스 60개 노선 168대의 막차 시간을 늘리고, 타지에서 온 관광객을 위한 무료 셔틀버스도 70여대 운영하는 등 교통으로 인한 혼잡을 최소화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갖춘 부산시도 시민들에게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연장 운행하고, 교통통제 구간을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해 성황리에 부산불꽃축제를 마쳤다.

포항시도 지난 5월 31일 ~ 6월 2일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열린 불빛축제에서 시민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했다. 하지만 교통통제 구간이 적은 탓에 차량 행렬이 줄을 이으면서 평소보다 20~30분 이상 정체가 빚어졌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영일대해수욕장에서 포항IC까지 2시간 이상 소요됐다는 불만도 나왔다.

교통혼잡과 대중교통 편성에 대한 관광객들의 불편은 8월 프로야구 경기 당시에도 이어졌다.

당시 포항야구장에는 경기를 앞두고 주차할 곳이 없어 빈 터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는 차량 행렬이 펼쳐졌다.

경기를 마친 후에도 긴 차량 행렬이 이어졌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들도 긴 버스 배차 간격에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고, 일부 시민은 대구로 가는 막차 버스를 놓쳐 급히 숙소를 구하는 등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포항은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를 비롯해 죽도시장, 호미곶, 구룡포일본인가옥거리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춘 곳이다.

이처럼 양질의 관광자원을 기반으로 해양관광도시로서의 면모 갖추기 위해서는 포항시 당국이 축제 유치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특급호텔 유치 및 시민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려는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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