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정원 기존입장 고수
한동훈 의대 신설 지지에 반발
대한의학회·KAMC, 탈퇴 저울질
1일 마지막 회의 후 입장 발표

의정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사단체 2곳이 협의체 탈퇴를 시사해 출범 3주 만에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학계 학회들의 모임인 대한의학회는 29일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12월 1일로 예정된 전체회의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3차 회의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이종태 KAMC 이사장 등이 참석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3차 회의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이종태 KAMC 이사장 등이 참석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도 같은 날 오후 학장단 회의를 갖고 1일 협의체 회의 결과에 따라 탈퇴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의사단체는 정부가 내년도 의대 증원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히려 의대 정원을 늘릴 수 있는 '경북 국립의대 신설'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더 이상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의료계 내부의 비난을 감수하고 협의체 참여를 어렵게 결정했지만 정부와 여당이 사태 해결 의지를 보여주지 않아 실망했다"면서 "의료계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회의였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두 단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이 발표되는 다음 달 6일 전까지 정부 여당에서 수시 미충원 이월 중단과 정시 합격자 규모 조정을 결정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협의체 전체회의는 매주 일요일 열려왔는데, 다음 달 1일이 수능 성적이 발표되기 전 마지막 전체회의다.

당초 협의체에 야당과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오명을 쓴 채 운영되던 협의체가 의사단체 2곳마저 탈퇴한다면 사실상 실효성을 잃어 존속 여부가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