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예산삭감해놓고 확장재정 필요하다는 野, 대국민사기극”
민주 “정부안 애초부터 비정상"..민생예산 증액안 마련하면 협상”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들이 지난 2일 오전 비상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회의장실을 방문, 우원식 의장에게 감액 예산안의 본회의 처리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들이 지난 2일 오전 비상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회의장실을 방문, 우원식 의장에게 감액 예산안의 본회의 처리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3일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양보 없는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감액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보류되면서 오는 10일까지 협상 시간을 벌었지만, 양당은 예산안 처리를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전날 대구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화폐 등 민생 경제 예산 확보를 강조한 것에 대해 "국민을 우롱해도 정도가 있지 이쯤 되면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가진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예산안을 긴축예산이라고 비난하더니 4조원을 추가 삭감해 더 긴축적으로 만들어 처리해놓고는 어제 대구에 가서는 다시 확장 재정이 필요하다고 뻔뻔스럽게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몰염치 연기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과 나흘 전에 헌정사상 초유의 일방적 날치기로 민생예산과 R&D(연구개발), 국민 안전 예산을 대거 삭감 처리해놓고 지역사랑상품권 2조원 예산을 어디서 마련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민주당의 감액예산안 단독 강행 처리가 이재명 대표의 갑작스러운 지시에 의해서 '이재명표'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2조원 등을 증액시키기 위한 정부·여당에 대한 겁박용 꼼수라는 것을 스스로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와 민주당의 거짓과 위선의 정치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며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때 '존경한다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지 알더라' 이런 말장난, 사기극을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며 "사과와 철회 조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그 어떤 추가 협상도 없다는 것을 거듭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검찰 특수활동비 등에 대한 감액안만 반영한 단독 예산안을 고리로 정부와 여당에 공세를 가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예산안은 애초부터 민생 경제 회생 목적이 아닌 초부자감세 유지와 권력기관 특권 유지에만 혈안이 된 비정상 예산이었다"며 "예비비나 대통령실과 검찰, 감사원 특활비가 감액됐다고 국정이 마비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필요성이 소명된 특활비, 필요성이 입증된 특경비는 감액하지 않았다. 증빙되지 않은 권력기관의 쌈짓돈만 감액한 것"이라며 "정부는 민주당이 요구한 지역화폐, 고교 무상교육, 인공지능(AI) 관련 예산 등 민생 예산에 하나같이 반대했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경제와 민생을 위한 예산 증액안을 마련하면 협상에 나서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정부 여당의 증액안부터 먼저 제시하라. 지금이라도 예산 증액 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고, 안태준 원내부대표도 "민주당은 기업과 민생을 위한 증액안을 언제든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증액을 위해 특활비와 예비비 협상이 가능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민생을 위해 성의를 보인다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특활비와 예비비의 경우 필요성이 소명되고 사용 근거만 증빙된다면 복원도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오는 10일 합의된 예산안이 나올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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