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도 시내 한가운데서 집회가 열렸다.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탄핵 촉구 집회에 앞서 대구 경북 지역 야당 관계자들이 모여 합동 시국대회가 열렸다. 시민이 참여하는 본격적인 집회는 오후 4시부터 였다.
집회에는 대구 경북 4개 대학 학생 등을 포함해 1만여 명이 참가했다. 대구에서는 지난 열흘 동안 집회가 이어졌다.
이날은 국회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두고 더 많은 이들이 모여들어 차도를 통제한 채 집회가 열렸으며, 탄핵안 통과 후 축하 집회와 함께 거리 행진까지 이어졌다.
경북 포항에서도 이날 오후 3시 영일대 장미원 일대에서 촛불행동 포항시민연대, 민주당 등 1000여명이 참여해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포항 시민문화제'를 열고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문화제 형식의 집회를 가졌다.
경주 봉황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경주시민행동 촛불집회’에는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집회는 축제의 장으로 변하며 열기가 정점에 달했다.
김윤근 전 경주문화원장은 "정의와 민주주의의 길은 험난하지만, 역사는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패했다고 말했다"며 시민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김천에서도 이날 오후 4시 이마트 사거리에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밖에 안동·예천·울진·영덕·영천·상주 등에서도 '대통령 탄핵 및 국민의힘 규탄' 집회가 개최됐다
반면 대구·경북권 상당수 시민들은 방송을 통해 국회의 탄핵소추결의안 통과 장면을 유심히 지켜봤다.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데 대해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헌정중단과 더불어 경제 악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일각에서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보수성으로 인해 탄핵심판이 기각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걸었다. 그러나 국헌문란에 따른 내란 혐의가 명백한 만큼 재판관의 성향에 좌우되는 판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인식했다.
다만 보수성향 시민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헌재에서 인용되더라도 현재 차기 대통령으로 치고 나오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강한 비토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한 시민은 "윤 대통령의 갑작스런 계엄선포와 이를 저지하고 책임을 묻는 탄핵소추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대구경북권에서는 정파성을 앞세워 내란죄까지 두둔하거나 덮어주자는 국민의힘에 대한 책임을 향후 선거과정에서 강하게 물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