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금융위기 후 첫 1460원대 마감

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1460원을 넘어 장을 마감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내년 사업계획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8.4원 올라 1464.8원에 장을 마쳤고 주간 거래 종가가 1460원 선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환율은 지난 24일 야간 거래에서 1460원을 넘는 등 2거래일 연속 1460원을 올라섰다.
따라서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기업들은 내년 사업 계획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
국내외 경영 환경 변화로 강달러가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기업에 무조건 유리하다는 공식은 깨졌고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해외 투자 비용 증가 등에 따른 수익성이 악화일로에 접어들어 큰 부담을 안게됐다.
과거에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로 제품을 팔고서 환차익이 생겨 수출 기업에 호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수출선 다변화로 미국 외 글로벌시장에서 현지 통화로 판매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수혜는 감소했다.
다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출 대신 해외 현지 투자 및 생산이 늘었고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원자재 수입 가격의 상승으로 부담은 커졌다.
기업의 한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로 결제하는 수출 비중이 큰 기업에는 단기적으로는 유리할 수 있지만 많은 기업은 원자잿값 상승과 해외 투자 비용 증가로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원화의 실질 가치를 나타내는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하면 대규모 기업집단의 영업이익률은 0.29%포인트(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산업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대규모 기업집단의 수출 전략이 점차 가격경쟁에서 기술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원화 가치가 하락했을 때 제품의 수출 가격 하락을 통한 매출 증대 등의 효과가 사라졌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0.83원으로 전 거래일 동시간(927.61원) 대비 3.22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