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에어 2216편 여객기가 9시 3분쯤 무안국제공항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민 대다수가 이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에 빠져들었고, 시시각각으로 송출되는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이 불행한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무안공항 사고로 인해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후, 한국 정부는 애도 기간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며 사고 수습에 들어갔다. 그러나 29일 저녁 여의도 인근 선상에서는 불꽃 축제가 열린 것으로 알려져 뭇매를 맞았다.

엑스(옛 트위터) 등에는 한강에서 열린 불꽃놀이 모습을 찍은 사진과 영상이 공유되며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전남 무안에서 사상 최악의 항공기 참사가 발생한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나라가 참기 힘든 슬픔과 비통함으로 가득한데 이런 날 여의도에서 불꽃놀이를 해야겠냐며 애도 기간인데 서울시는 대체 뭐하는 건가 등 비난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해당 불꽃놀이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가 주관하는 2024 한강 페스티벌의 하나로 미리 진행된 한강 한류불꽃 크루즈로 서울시가 이달 20일부터 31일까지 12일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여는 6개의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국가 애도기간은 사고나 재난 등으로 인한 큰 피해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의미를 전달하며, 국가가 국민에게 위로와 공감을 표하는 시기이다. 사고나 재난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정부가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또한 국민들이 함께 슬퍼하며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가 애도기간을 설정함으로써 많은 국민들은 사고의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슬픔을 함께 나누는 계기도 된다. 그러나 한 편으로 애도기간을 선포한다고 해서 그것이 실제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국가 애도기간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활용된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는 시스템으로, 사회적 사고나 참사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 개인의 자유를 넘어서 타인에게 강요될 때, 이는 민주적 가치에 위배될 수도 있다. 참사나 재난과 같은 큰 사회적 사건에서 집단적인 애도가 중요하다고 여겨지나, 지나치게 획일화되거나 강제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질 경우, 민주주의에서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 애도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사회적 압박이 클수록, 슬픔을 표현하지 않거나 그 정도가 부족한 사람을 비판, 비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생업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류와 계층의 민주적인 개인주의와 상충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참사에 대해 슬픔을 강요하는 식의 것은 정치적인 목적을 띨 수도 있다. 특정 정치 세력이나 단체가 참사에 대한 애도를 표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강조하거나,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어가려 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은 민주주의 원칙에서 벗어나고 참사를 이용한 정치적 선전은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집단적 슬픔의 진정성을 왜곡시킨다. 참사에 대한 정치적인 접근보다 피해자 지원이나 사고의 진상 규명과 같은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서 장기적인 대책과 구체적인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참사의 진정한 의미 있는 애도가 될 것이다. 삼가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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