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손갤러리 서울점 개관 기념전
내달 8일까지 대구점과 동시 개최
자연의 지속성' 담은 작품 52점 선보여
프랑스 생태주의 미술가 파브리스 이베르는 예술가이자 과학자, 시인, 사업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물리학, 역사, 수학, 생물학, 신경과학, 천문학, 상업식물 치료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영감을 받고 각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면서 이를 작품에 녹여 내고 있다.

파브리스 이베르 자연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고향마을에서 비롯됐다.
프랑스 중부 내륙의 방데(Vendee) 지역 뤼송에서 태어난 그는 숲을 가꾸는 목양업자였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때부터 자연과 생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이 지역의 울창했던 숲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하나 둘씩 사라지자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아무것도 없는 농경지 30만 평에 수백 종의 나무 씨앗을 파종하며 오랜 시간 숲을 가꾼 작가의 경험이 밑바탕이 되었다.
그는 씨앗을 심지 않고 뿌리는 방법을 선호했는데, 이는 식물과 땅 모두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가장 풍요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이러한 경작 과정은 마치 우리의 인생과 같고, 이것이 그가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파브리스 이베르는 캔버스에 생각을 그리는 것이 땅에 씨앗을 뿌리면 나무가 성장해 숲을 이루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대구의 우손갤러리가 최근 서울 성북구에 서울점을 개관하고 대구 본점과 서울점에서 동시에 파브리스 이베르의 개인전 '삶은 계속된다(Life gose on)'를 2월 8일까지 선보인다.
대구 본점은 '상상'을 주제로 자연과 도시가 확장되는 순간 보여 주는 작품 30점을, 서울점은 '에너지'를 주제로한 생의 순간과 생의 촉매가 되는 작품 22점이 선보이는 등 총 52점의 회화와 조각, 설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숲의 작가', '생태주의 미술가'로 불리는 파브리스 이베르는 1987년 이스탄불비엔날레,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 등에 참여했으며 특히 프랑스관 작가로서 베니스비엔날레 최연소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그는 프랑스에서 앤디 워홀과 가장 비슷한 작가로 설명되기도 한다.
최근 지속가능성이 국제적으로 화두로 떠오르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내년에는 중국·프랑스 수교 60주년을 맞아 중국 상하이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그의 작품 속에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과 뿌리, 물, 바람, 에너지의 순환, 그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 작은 녹색 인간처럼 생명을 상징하는 요소들로 가득차 있다. 어린 시절 한적한 시골 마을의 골짜기에서 성장하며 느낀 자연에 대한 기억이 예술세계의 뿌리로 자리잡았다.
그의 신작 중에서 회화 작품이 특히 시선을 끈다
캔버스 위에 유화물감과 목탄으로 거칠게 그려진 커다란 그림들은 땅속에서부터 솟아 나오는 풀과 나무의 응축된 힘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생태계의 소중함과 땅이 지구 모든 생명의 근본임을 각인시킨다.
대구 전시회에는 작가가 한국에 머물며 파란 지붕이 있는 서울의 집들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작품도 소개된다.
전시는 대구와 서울 모두 2월 8일까지며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