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길 박사, 왜장 일기와 군승(軍僧)일기 입수, 최초 공개

▲ 영천성 점영후 패전한 후꾸시마 왜장은 남은 병사 데리고 울산에 진격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왜장 가문서들을 연구한 것

   
▲ 임진전쟁에 출전한 군승 게이넨(慶念)이 쓴 전쟁『조선 일일기』1592년8월28일

   
▲ 김문길 박사

김문길 박사(한일문화연구소 소장)가 임진전쟁(왜란) 당시 종군했던 군승(軍僧) 게이넨(慶念)이 쓴 '조선일일기(朝鮮日日記)' 등을 일본 오이타현 역사사료관에서 찾아내 5일 최초 공개했다.

게이넨은 일본 오이타현 안량사(安養寺) 주지로 알려져 있으며, 그가 참전해 매일 쓴 일기는 '朝鮮日日記'다. 우리나라 전쟁 사료에 나타나지 않은 희귀한 사료다.

이 일기에는 "영천성은 점령해서 싸웠으나 퇴진하고 말았다"고 해 영천성을 조선 의병들에게 빠르게 빼앗긴 후에 기록한 것으로 일본 역사가들이 영천성전투를 흥미롭게 연구하고, 어느 지역보다도 의병들의 활약을 묘사하고 있다.

이 일기는 또 조선 전토에서 왜군의 승전 전력을 자랑하면서 남녀노소 없이 귀와 코를 잘라 가고 조선땅이 전소된 것과 ‘이비야’(왜병들이 온다는 의미)가 온다며 조선인들이 트라우마에 걸려있는 당시 사항도 구체적으로 적고 있다.

이번에 김 박사가 입수한 일본 왜장의 가문서 연구서를 살펴보면, 진정 영천성 수복이 엄청난 자랑거리라 할 수 있다.

임진전쟁에 출전한 군승 게이넨(慶念)이 쓴 전쟁 '조선일일기' 1592년 8월 28일 자에는 "1592년 7월 26일 영천성은 권응수의 창의정신이 투철한 것과 체계적 조직으로 인근 의병들 3000명을 모아 단결해 600명의 왜군들이 점령하고 있는 영천성을 회복했다. 전술도 뛰어났다. 한 부대는 성의 담을 넘어 돌진할 때 기마병들은 성문을 열고 들어감에 주둔한 왜군들은 삽시간에 도망했다. 권응수 창의군은 포로로 잡혀있던 남녀 모두를 풀어 주고 군량미와 병기고를 방화했다"고 적었다.

이는 왜장 후쿠시마 마사노리 가문서를 연구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합전 총람' 누쿠이 마사 유키(貫井)편 242P에 적혀 있고, '임진왜란 때 조선에서 싸우고 있는 왜장들 가운데 영천성 전투만은 실패하고 말았다'고 했다.

김 박사는 이 같은 희귀 자료를 공개하면서 “지금까지 우리나라 역사교과서에 임진전쟁을 왜란(倭亂)으로 표기한 것은 역사를 왜곡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가해국이지만 임진왜란을 문록역(文祿役)이라 가르친다. 문록역(役)은 문록년 전쟁에 부름을 받았다는 것이다. 부름을 받는다는 것은 전쟁에 차출됐다는 의미다. 가해국이 전쟁이라 가르치고 있는데 피해국 한국은 '난(亂)'이라 가르친다. 난은 국내에 일어난 사건을 말한다. 왜군들이 쳐들어와 전쟁을 한 것인데 어떻게 '왜란'이라 하는가”라면서 “한일 강제 합병 후 경성제국대학을 만든 일본이 미화시킨 왜곡된 용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1592년 4월 13일 왜군들이 부산 앞바다에 쳐들어와서 부산진성을 2시간만에 함락시키고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는 2차 침략 후 동래성에 이어 동해전선 영천성을 함락하고 강원도 원주를 거쳐 한성을 점령했다. 영천성은 그의 하급부대 왜장 후꾸시마 마사노리(福島正則)부대 600명에게 맡겼다. 가토는 한양전투에서 대성공했다. 이후 중국 명나라가 가담해 왜군이 남으로 하진(下陣)할 때 영천성에서 패전한 후꾸시마 왜장은 남은 병사 데리고 울산으로 진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임진전쟁 때 의병들이 영천성전투에서 대승리를 거두고 회복한 사실은 세계사적 자랑거리이다. 영천성 전투는 침략한 왜군이 조선땅을 거의 점령해 조선인 남녀노소를 죽이고, 귀와 코까지 잘라 가서 승리의 상징으로 '조선인 귀·코무덤' 조성했다”면서 이런 참혹한 임진전쟁에서 전국 최초로 승리하고 영천성을 되찾은 요인으로 탁월한 애국애족 정신을 가진 영천 신령 출신 권응수(權應銖) 장군과 의병들의 희생정신을 꼽았다.

김문길 박사는 교토대 학부에서 일본문화를 연구했으며, 국립 고배대 일본사 학술박사, 일본 문화 철학 박사이며, 전 교토대학 외국인교수, 전 부산외대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한일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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