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MB 예방…전통 지지층 결집 분석
오세훈, 국회 토론회에 與의원 48명 대거 참석 눈길
원희룡, 탄핵정국서 공개 활동 재개…한동훈 등판 임박
안철수·유승민 중도확장, 김문수·홍준표 보수결집 행보
'명태균 특검' 온도차 감지…與 대권주자간 상호견제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심리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여야 대권주자들의 움직임도 가빨라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공식적으로는 조기 대선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이미 여권 차기 주자들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오후 3시쯤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을 찾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4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날 회동은 홍 시장 측에서 이 전 대통령 측에 만남을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홍 시장이 전통 지지층을 다지며 본격적인 물밑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여권 대선후보 1위를 기록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 전 대통령과 회동한 바 있다. 아직 대선 출마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적극적인 현안 관련 메시지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한마디로 말과 행동이 너무나 다르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서 과감한 지방 분권을 골자로 하는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1987년 헌법체제 극복의 핵심은 중앙집권적인 국가체계를 허물고 지방정부로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데 있다"며 "입법·행정뿐만 아니라 세입·세출 권한까지 이양하는 과감한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날 토론회에는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이양수 사무총장 등 지도부를 포함해 당 소속 의원 48명이 대거 참석했다.
원희룡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원 전 장관은 지난해 7·23 전당대회 때 당 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공개 행보를 자제해 왔다. 특히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국회를 찾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원 전 장관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헌재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국가기관의 분쟁을 해결해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기관이어야 한다"며 "지금의 헌재는 헌법으로부터 오히려 도망 다니는 '헌법도망소'의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회견이 조기 대선 준비 행보로 해석되는 것과 관련, "지금은 공정한 헌법 재판이 되도록 모든 힘을 기울이는 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다. 그에 따라 대통령 복귀가 이뤄지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정치 활동 재개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이) 2월 하순이 시작되는데 그 기점이 가장 빠른 (한 전 대표의 정계 복귀) 시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인공지능(AI)·개헌 등 현안 관련 메시지로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갤럽에서 20~30대만 (여론)조사를 했을 때, 이 대표와의 1대 1 가상 대결에서 제가 1위를 했다. 중도 확장성이 큰 후보가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미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는 유승민 전 의원도 연일 중도 확장을 통한 대선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 후보가 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며 중도 확장을 통한 대선 승리 의지를 비쳤다.
이런 가운데 여권주자 간 상호 견제도 시동이 걸리는 양상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명태균 특검법'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특검 추진을 옹호하는 발언도 나오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한 유튜브에 출연해 본인은 '명태균 의혹'에서 자유롭다면서 "특검은 할 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도 "(명태균 문제를) 정리는 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검찰 수사가 늦어지니 민주당이 특검을 들고나오지 않나"라며 "빠른 수사를 통해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해 달라"고 검찰에 촉구했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을 향해 "날 끼워 넣어 명태균 특검법을 통과시키든 말든 너희 마음대로 해라"며 "명태균 같은 사기꾼 여론조작범이 제멋대로 지껄이는 것에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