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석 병무청 차장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 사건은 전쟁의 참혹함을 여실히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국가가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없을 경우 국민의 생명과 자산이 얼마나 쉽게 파괴될 수 있는지를 절실하게 느끼게 했다. 이러한 상황은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으며, 강력하고 튼튼한 국방이 왜 필요한지 더욱 뚜렷이 인식하게 해주었다.
대한민국 남성은 누구나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고,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서는 병역판정검사 등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것이 공정성이다. 지난해 여론조사 기관에서 ‘공정성’에 대한 국민인식을 조사하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공정하다”라는 설문조사 영역에 36%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 결과를 보면 10명 중 6명은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씁쓸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공정’의 사전적 의미는 공평하고 올바름이다. 이에 대한 인식은 기회의 균등, 소득의 재분배, 법의 적용 등 개개인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병역의무’만큼은 다르지 않게 모두 동일하게 인식하며, 누구도 예외 없이 공정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병무청은 병역면탈 범죄에 강력한 대응을 위하여 2012년부터 특별사법경찰 제도를 도입하여 정신질환, 신장‧체중 등을 이용한 병역면탈 범죄자 600여 명에 대해 기소하는 등 병역의 핵심가치인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적극 노력해 왔다. 그럼에도 최근 인터넷을 이용, 뇌전증을 위장한 병역면탈자 130여 명이 발생하는 등 병역면탈 범죄는 점차 지능화되고 있다.
이처럼 지능화되는 범죄를 예방하고 발생한 범죄는 신속히 수사하기 위하여 병무청은 병역면탈 조장정보의 처벌 근거 마련, 수사 인력 증원 등 제도를 개선하여 추진하고 있다.
먼저, 병역면탈자를 단속할 수 있는 기반 강화이다. 2024년 5월, 인터넷 등에 병역면탈 조장정보를 게시‧유통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고, 사이버수사를 위한 인력을 충원하였으며, 병역면탈 조장정보를 신속히 색출하기 위하여 자동검색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홍보와 교육을 통한 병역면탈 예방 활동 전개이다. 병역의무자 등이 인터넷에 게시‧유통되는 병역면탈 수법 등에 유혹되어 범죄행위에 가담하는 일이 없도록 네이버, 디시인사이드 등 포털사와 협력하여 처벌 내용 등을 홍보하고, 병역판정검사 대상자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속한 병역면탈자 색출과 수사이다. 학생, 모니터링 경험자 등 국민이 참여하는 ‘공정병역 지킴이’를 202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공정병역 지킴이’는 인터넷 등 일상생활에서 발견한 병역면탈 조장정보 등을 병무청에 신고하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병역면탈 요소 등을 반영, 병역면탈 의심자를 추출하고 수사할 수 있는 ‘공정병역 지킴e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병역면탈 행위 차단을 위한 다양한 채널을 마련하여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
병무청은 앞으로도 병역의 핵심가치인 공정성을 지키기 위하여 병역면탈을 철저히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병역에서만큼은 누구나 공정하다고 인식할 수 있는 병역이행 문화 확립을 통해 국가안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