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무역전쟁으로 국내 경제가 풍전등화에 처했다. 미국은 한국산 철강에 대한 25% 관세를 오는 3월 12일부터 부과하고, 이차전지·반도체·자동차 등에 대해서도 관세 인상을 예고했다.

그런데도 국내 정세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폭풍에 휘말려 한 치 앞이 내다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의 먹구름에 덮여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국민 경제가 1998년 발발했던 외환위기를 능가하는 자산 가치 대폭락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12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는 국내외 경제 위기 타개에 대한 비전이 없었다. 국정 리더십이 실종된 것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정권을 유지하느냐, 빼앗기느냐가 최대 관심사겠다. 하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정치적 불확실성이 말끔히 제거되고, 새로운 리더십이 구축돼 침몰해가는 대한민국호를 바로 세워 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와 포항시가 12일 포항시청에서 '기사회생 버스'를 열어 기업들의 애로를 듣고, 정부에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 촉구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였다.

이 자리에서 철강업계는 철강 탈탄소 설비투자에 대한 정부 직접 지원 확대, 경제성 있는 철강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저비용 청정수소 확보, 포항지역 주요 철강사가 참여하는 간담회 정례화를 강력히 건의했다고 한다.

이차전지업계는 친환경 설비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통한 전력 자립률 고도화 및 전력비 인하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포스코·에코프로·넥스틸·피엠그로우 등 경북 포항 소재 기업 대표들의 애로 사항도 봇물을 이뤘다고 한다.

기업이 잘돼서 좋은 상품 생산을 해야 비로소 모두가 잘 먹고 잘 살 기반을 닦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나름 지원을 한다고는 하지만 더욱 비상한 각오로 이에 대한 신속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기업들도 미국발 관세·무역전쟁에 대응하는 자구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기업의 자구책은 이제까지 적립했던 잉여금들을 이번 기회에 투입해야 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과도한 임금과 복지의 반납 등도 포함될 수 있다.

사측 노조측 모두 그야말로 '뼈를 깎는' 양보와 희생을 감수해야 작금의 관세·무역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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