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약 2년 가까이 자취를 감췄던 구제역이 다시 발생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14일 전남 영암군의 한우 사육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농장에서 구제역이 공식 확인된 것은 지난 2023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구제역은 소와 돼지, 양 등 발굽이 두 갈래로 나뉜 동물인 우제류에서 나타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전염력이 높아 국내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관리된다.

중수본은 이번 발생으로 인해 영암군과 인접한 강진·나주·목포·무안·장흥·해남·화순 등 7개 시·군의 구제역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나머지 지역은 '주의' 단계로 상향됐다.

해당 농장의 소 180여 마리는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모두 살처분될 예정이다. 또한, 방역 당국은 농장 주변 통제 및 역학 조사를 위해 현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긴급 투입했다.

중수본은 추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16일 오전 8시까지 전국의 축산 관련 시설과 차량의 이동을 일시적으로 전면 중지시켰다. 특히 영암군과 인근 지역의 우제류 농장 9216곳에서 사육 중인 가축 115만7000마리에 대해 예방 접종 및 임상 검사를 긴급히 실시하기로 했다.

당초 다음 달로 예정된 전국 소와 염소 농장의 구제역 백신 접종은 앞당겨져 이달 31일까지 진행된다.

지방자치단체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는 전국 우제류 농장을 대상으로 전화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중수본은 이날 박범수 차관 주재로 지방자치단체 및 유관기관과 긴급 회의를 열고 현재 구제역 방역 상황과 대응 방안을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