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규 칼럼니스트

미국 켈리포니아 화이트 마운틴의 3천미터 고지대에 자생하는 “브리스털 콘파인” 이란 나무가 있습니다. 무려 5천년이 넘도록 혹독한 환경에서도 씨 뿌린 자와의 약속을 지키고자 한자리에서 자신의 사명을 다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 나무들은 5%의 생명으로 자신의 살아있음을 증명하며, 무엇이 부끄러웠던지 온 몸을 비틀어 꼬이고 꼬이면서도 곁에 붙어있는 생명수를 운반하는 가도관을 지키며, 수 백 미터의 땅속으로 뿌리를 내려 물을 찾아 하늘에 천명을 거역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물을 다스릴 권세 받은 인간은 기껏 120년의 천수를 부여 받습니다. 천수(天壽)란 사명을 감당하지 못한 죄 지은 인간에게 하늘이 내린 업보(業報)라 합니다.
사람은 유일하게 창조주의 고함소리를 듣고 살아가는 존재라~ 허나 보는 눈과 들을 귀가 막혀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해서 오직 하늘이 부여한 이성(理性)과 감성(感性)을 가진 자로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었고, 인간이 주어진 두 성(性)의 복(福)을 발전시켜 하늘에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 인간이 해야 할 가장 큰 업(業)이 되었습니다. 태초 인간이 태어나면서 하늘이 가르쳐준 천상의 목소리는 아기의 울음 소리 “응애” 였습니다. 무릉도원(武陵桃源) 같던 평안의 호수인 어머니의 태(胎) 속에서 세상으로 나온 순간 하늘은 아기의 머리를 압박하여 말문을 터주었고, 이성과 감성을 통해 깨닫고 잘 살아가란 비젼을 주었던 것입니다.
이후로 사바(娑婆)세상의 새 인생이 시작됩니다. 아! 나를 낳아주신 또 다른 분이 계시는 구나! 두려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공포심! 그리고 자신의 새로운 생각을 미세하게 느끼며 이 땅에 첫 발을 내디딥니다. 영혼백체(靈魂魄體)로 이루어진 작은 인간의 삶이 시작되며, 세월이 흘러 점점 세속에 물들어 효(孝)가 희미해지기 시작 합니다. 내 주위의 가장 작은 사람들의 수근 거림은 너무도 잘 듣고 화답을 합니다. 아주 작은 마음속에 이기(利己)의 집을 짓고 태초에 천상에서 내려준 효의 궁전인 하늘의 섭리(攝理)를 무시하기 시작한 것으로부터 부패(腐敗)하기 시작합니다. 해서 “만물보다 심히 부패한 것은 인간의 마음이다” 라고 성경을 통해 알립니다. 우주를 내 집 삼으면 그런 작은 이기는 내 마음의 심중 깊이 심겨진 사랑을 부패 동산으로 만들지 못합니다.
법구경(法句經) 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믿다가 저버림을 당했을 때, 모든 것을 얻으려다 잃어버렸을 때 마지막으로 갈 곳은 내 마음에 등불이다” 라고 했습니다. 내 마음의 기를 높여 만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큰 심장을 가지라는 말입니다. 소심(小心)으로 많은 물(진리)을 담을 수 없으니 대심(大心)을 가진 자로 천상의 소리를 담을 수 있는 큰 마음의 효심(孝心)을 가진 군자(君子)가 되어야 합니다. 이런 군자들이 사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노력하는 것입니다
유가(儒家)의 공자가 죽음을 앞에 놓고 제자들 앞에서 침묵(沈默)을 합니다. 자신의 깨달음은 죽음 앞에 그 어떤 것도 무의미(無意味) 했습니다. 천상에서 들려오는 소리 ”천상아래 앉은 너는 무엇을 보았는고? 바로 창조주의 능력으로 만든 모든 피조물인 만물이 보내는 이치를 보고 들었습니다. 공자의 작디 작은 소심에서 깨달았다는 진리는 단지 메아리 같은 한 숨 일뿐! 그는 이제야 우주의 질서를 보았고, 이치로 짜여진 만물들의 소리를 듣습니다. 이제껏 세상을 가르치던 지식은 메아리처럼 사라질 판! 무슨 말이 필요 하겠습니까? 다만 천상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자신의 마음에 담을 수 밖에…. 해서 공자는 유구무언(有口無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침묵 하였습니다.
세기의 철인 소크라테스도 주어진 운명을 받아 들고 깨우친 마지막 절규! “내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자신의 마음에 담은 모든 욕심(惡)을 비우고 참 진리를 알아 우주를 큰 집으로 삼고 새로운 환생의 자신을 기약하는 수 밖에 없기에 말입니다. 육적 인생이 끝이 나면 영적인 인생으로 환원한답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또 다른 나를 창조하기 위해 분주하게 본향을 찾고 그리고 때를 기다린다고 합니다.
결국 무지한 인생들은 마지막에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바로 자신의 마음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었음을 말입니다. 생각이 모든 것을 잃기도 얻기도 하니 참으로 우리는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만물보다 심히 부패한 인간의 마음을 정화 시키는 작업이 종교(Religion)라 합니다. 착한 마음을 붙잡고 대심(大心)을 가진 군자(君子)의 삶을 쟁취해야 할 것입니다.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니 수 많은 별들이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저 고향 별들을 찾아가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허나 깨달음이 부족하니 답답한 밤이지만 그래도 침묵 속에서 희망을 찾을 것 같습니다. 작은 마음을 버리고 큰 마음을 담아 살아가는 군자들의 꿈이요 만인의 로망인 무릉(武陵)의 도원(桃源)을 생각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