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국회, 언론에 섭섭함 토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사퇴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창극 "사퇴가 朴대통령 도와주는 것"

기자회견서 국회, 언론에 섭섭함 토로

안대희, 문창극 낙마로 국정운영 차질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전격 자진사퇴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저의 사퇴가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총리지명 14일 만에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문 후보자는 박 대통령에 대해“저를 이 자리에 불러주신 이도 그 분이시고 저를 거두어들일 수 있는 분도 그분”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분열된 이 나라를 통합과 화합으로 끌고 가시겠다는 박 대통령의 말씀에 저도 조그만 힘이지만 도와드리고 싶었다”며“그러나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 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이러한 상황은 대통령께서 앞으로 국정운영을 하시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그러면서“법을 만들고 법치의 모범을 보여야 할 곳은 국회”라며“대통령께서 총리 후보를 임명했으면 국회는 법 절차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청문회 법은 국회의원님들이 직접 만드신 것인데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러한 신성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저에게 사퇴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자유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저널리즘의 기본은 사실 보도가 아니라 진실 보도”라며 “발언 몇 구절을 따내서 그것만 보도하면 그것은 문자적인 사실 보도일 뿐, 그것이 전체 의미를 왜곡하고 훼손시킨다면 그것은 진실보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그의 옥중서신이라는 책에서 신앙을 고백하며 고난의 의미를 밝혔고 저는 그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저는 그렇게 신앙 고백을 하면 안 되고, 김대중 대통령님은 괜찮은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저와 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그동안 많은 관심을 쏟아주신 것에 대해 마음 속 깊이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약 13분간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청사를 떠났다.

안대희 전 후보자에 이어 문 후보자까지 연이어 두 명의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열기도 전에 사퇴함에 따라 박 대통령 역시 국정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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