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30번째 탄핵소추]
"마은혁 미임명, 헌법질서 능멸"
한 총리 복귀 가능성 무관 강행
본회의 안 열어 폐기 가능성도
국힘 "崔대행 탄핵은 경제 포기
헌재에 뺨 맞고 국민에 화풀이
누가 진짜 '내란세력'인지 답해야"
5개 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소추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사흘 앞둔 21읽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을 결국 발의했다. 이로써 현 정부 들어 야당이 탄핵을 추진한 인사는 30명으로 늘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안과에 최 대행 탄핵소추안을 공동으로 제출했다.

야 5당은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7일 최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국회 권한을 침해한 위법 행위라는 결정을 내렸음에도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지금까지 임명하지 않았다"며 "탄핵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2·3 비상계엄 당시 지시 문건을 받는 등 내란 공범 혐의가 있다는 점,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미임명, 내란 상설특검 후보자 임명을 의뢰하지 않은 점도 탄핵 사유로 설명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헌재 판단을 행정부가 대놓고 무시하고 헌재를 능멸하고 있는 행위를 국회가 바로잡기 위해 탄핵안을 제출하는 것"이라며 "헌재 판결 능멸은 헌법 질서 능멸이고 대한민국 자체에 대한 존재의 부정이자 능멸"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에서 제기하는 '경제사령탑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 위기를 자초하고 불러온 사람이 최 대행"이라며 "제일 중요한 건 법원 판결을 무시하며 어떤 독재자도 하지 않은 짓을 해 헌정 질서를 수호해야 하는 국회가 다른 것을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24일로 예정된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와 최 권한대행 탄핵소추가 "별개의 문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최 권한대행 탄핵소추 사안이 한 총리 파면 여부에 연계돼있다는 건 막연한 판단"이라며 "한 총리가 돌아와도 최 권한대행 탄핵소추의 당위성은 분명하다"고 했다.
국회법상 고위공직자 탄핵안이 발의되면 국회의장은 발의된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보고해야 한다. 탄핵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

다만 최 대행 탄핵안이 실제 국회 문턱을 넘을지는 의문이다.
오는 24일 헌법재판소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예정돼 있고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야당이 본회의를 앞당겨 열 수도 있는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동의해 줄지도 미지수다.
우의장이 야당이 추진하는 시간표에 맞춰 본회의를 열지 않을 경우 표결이 이뤄지지 못해 탄핵안이 폐기될 가능성도 있다.
야당의 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현안 기자회견을 열고 "나라 전체를 결딴내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다음 주 월요일(24일) 한덕수 대행이 복귀할 것이 자명함에도 기어이 경제부총리를 탄핵하겠다는 것은 목적을 잃어버린 감정적 보복"이라며 "글로벌 관세 전쟁의 파고가 높은데, 외교 컨트롤타워인 한 대행이 돌아오니까 이제 경제 컨트롤타워인 최 부총리를 탄핵해서 국정을 철저히 파괴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자명하다"며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적법절차 상의 문제점들이 속출하자 마은혁(헌법재판관 후보자)을 헌법재판소에 투입해 어떻게든 판을 뒤집어 보려는 것이고, 나아가 이재명 대표 본인의 2심 선고 결과에 불복하고 아스팔트 투쟁으로 나설 명분을 미리 쌓아두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30번째 탄핵안은 최근 이 대표가 내뱉은 잘사니즘, 실용, 경제, 민생, 성장, 회복과 같은 말들이 얼마나 기만적인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 이재명 세력도 우리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기 위한 위험한 폭주의 페달을 밟고 있다. 결단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을 겨냥해"국정을 마비시키고 사법 기능까지 방해하는 탄핵을 습관처럼 일삼는 것이야말로 국헌 문란 행위"라며 "경제부총리 탄핵은 경제를 포기한 것과 같다. 이제 누가 진짜 '내란 세력'인지 묻는 국민의 질문에 민주당이 답할 때"라고 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당은 헌재에 뺨 맞고 국민에게 화풀이하나"라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보다 한덕수 권한대행의 선고를 먼저 하자 분풀이 탄핵을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당 미디어특별위원장인 이상휘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처럼 정부를 무력화시키는 게 내란이 아니면 무엇이겠나"라며 "정의를 참칭하고 민생을 떠벌리는 저들의 화려한 가식과 토사물 같은 위선에 그저 웃겠다"고 적었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을 정리한 책자 '이재명 망언집 - 이재명의 138가지 그림자'를 공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