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한덕수 총리 탄핵 기각
재판관 기각 5·인용 1·각하 2
87일 만에 권한대행직 복귀
"오로지 나라와 국민 위할 것"
첫 날 의성군 산불현장 방문
범정부 차원 총력대응 지시

▲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사흘째 산불이 확산 중인 의성군을 방문해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사흘째 산불이 확산 중인 의성군을 방문해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이로써 계엄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재판관 미임명으로 탄핵된 한 총리는 87일 만에 대통령 권한대행직에 복귀했다.

헌재는 이날 오전 한 총리 탄핵심판의 선고기일을 열고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재판관 8명 중 5인이 기각 의견을, 1인이 인용 의견을, 2인이 각하 의견을 냈다.

기각 의견을 낸 5명 중 4명(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은 한 총리가 국회에서 선출된 조한창·정계선·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한 것이 헌법과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면서도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 총리 탄핵안 기각으로 3개월여 이어진 사상 첫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가 막을 내리게 됐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지금 세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새로운 지정학적 대변혁과 경제 질서 재편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 운영에 전력을 다하는 한편 이미 현실로 닥쳐온 통상 전쟁에서 우리나라의 국익을 확보하는 데 모든 지혜와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은 기간에 제가 내릴 모든 판단의 기준을 대한민국 산업과 미래 세대의 이익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제가 50년 가까이 모신 우리 국민 대다수는 나라가 왼쪽으로 치우는 것도, 오른쪽으로 치우는 것도 원치 않았다"며 "다만 위로, 앞으로 올라가고 나아가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몇 년 우리가 명백히 목격하고 배운 것이 있다면 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는 불행으로 치달을 뿐 누구의 꿈도 이루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여야와 정부가 정말 달라져야 한다. 저부터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초당적 협력이 당연한 주요 국정 현안들을 안정감 있게, 동시에 속도감 있게 진척시킬 수 있도록 저부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대한민국이 합리와 상식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오로지 나라와 국민 전체를 바라보며 제가 들어야 할 모든 목소리를 듣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지금의 위기 국면을 헤치고, 다시 한번 위와 앞을 향해 도약할 수 있도록 여야의 초당적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 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1층에 위치한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를 방문해 산불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한 대행은 행정안전부, 산림청, 소방청으로부터 산불 진화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산불이 완전히 진화될 때까지 각 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펼칠 것을 강조했다.

또한 경남 산청 지역 외에도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 피해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신속히 진행하고 피해 지역 주민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불 진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명 피해를 방지를 위해 현장 지휘관들에게 산불 진화 인력들의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줄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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