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의성군에서 성묘객 실화로 발생해 경북 북동부전역으로 확산되며 역대 최대 피해를 입혔던 산불이 발화 149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28일 경북 의성 산불 현장지휘본부 브리핑에서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영향을 미쳤다"면서 "오늘(28일) 오후 2시30분 영덕 지역을 시작으로 오후 5시 부로 의성, 안동, 청송, 영양 4개 지역의 모든 주불이 진화됐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발생후 7일 동안 강풍을 타고 빠른 속도로 번지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기적적으로 경북 지역에 비가 내리며 불길을 잡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각 지자체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영덕과 영양을 시작으로 피해 5개 시·군의 산불 주불을 차례로 껐다.
이번 산불은 지난 22일 오전 11시 25분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시작된 후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경북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확 산됐다.
특히 강풍·고온·건조 등 진화에 산불은 바싹 마른 나무와 낙엽 등을 따라 빠른 속도로 번졌고, 안동·청송·영양 등 내륙뿐만 아니라 최초 발화지에서 80㎞ 떨어진 동해안 영덕까지 피해 범위에 들었다.
또 한때 초속 27m의 강풍을 타고 역대 최고치인 시간당 8.2㎞ 속도로 이동하며 급속히 확산됐다.
산불이 경북북동부 전역으로 확산됨에 따라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랐으며 의성 고운사 가운루와 연수전 등 보물 2건과 청송 송소고택, 서벽고택, 사남고택 등 민속문화유산 3건 27건에 피해를 입힌 것은 물론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2∼3㎞ 앞까지 불길이 근접하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날 오후부터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5개 시·군에 1∼3㎜가량 비가 내리면서 상황은 1주일 만에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비록 적은 양이긴 하지만 이 비로 산불 확산 속도가 둔화하고, 진화 헬기 운용에 장애로 작용하는 연무도 잦아들면서 진화 작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런 까닭에 전날 오후 5시 기준 63%에 머물렀던 진화율은 이날 낮 12시 기준 94%까지 치솟았다.
7일간 이어진 이번 산불에 따른 산불영향구역은 이날 오전까지 축구장 6만3245개 면적인 4만5157㏊로 집계돼 역대 최대 산불 피해를 냈으며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 범위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또 지금까지 안동, 영덕 등에서 주민 등 24명이 사망했고, 주택 등 시설 2412곳이 불에 탔으며 이날 오전 기준으로 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한주민은 6322명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