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자 문 한동대 명예교수
미국, 유럽 각국, 그리고 러시아도 휴전을 원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잃어버린 땅을 되찾겠다고 미국과 유럽, 그리고 한국에 무기를 달라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민들도 계속적인 전쟁을 원할까? 전쟁에 죽어가는 것은 병사들이다. 오해할까봐 하나 설명해야 할 것은 러-우 전쟁과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은 직접 참여한 당사자들의 법적인 상황도 다르고 그 원인도 다르다. 한국전쟁은 공산국가들의 맹주이자 아시아의 공산화를 노리며 세계 패권을 노리던 소련이 비합법적으로 수립된 북한을 지원하며 동족인 남한, 즉 합법적으로 이룩된 자유민주 체제의 한국을 무력으로 점령하도록 지령을 내린 것이다. 러-우 전쟁은 러시아, 사회주의 독재국가이지만 과거 스탈린 철권정치 공산국가와는 많이 다른 국가로서, 과거 자기 영향권이던 광물자원과 비옥한 토지를 지닌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는 등 영향권을 떠나려 하기에 공격을 한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전쟁의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비나치화, 돈바스 주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 등 이었다.
우리는 5000년 역사 동안 살아온 하나의 민족이 이차대전 후 우리의 뜻과 다르게 미국과 러시아가 절반씩 점령하므로 안타깝게 남과 북이 갈라지고 이념과 체제가 다른 사회로 변한 것도 원통한데, 북한은 동족을 살해하며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당연히 원통했던 우리 국군은 북진을 원했던 것이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일부 땅을 빼앗기기는 했지만, 이는 동족 간의 싸움도 아니고, 실제적으로 첨예한 이념 다툼의 전쟁도 아니다. 한국전쟁 1년도 채 않되어 미 트루만행정부는 휴전을 추진했지만, 한국 이승만정부는 휴전을 반대하고 북진통일을 원했었다. 우크라이나도 잃은 영토회복을 위해 휴전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 한반도와는 다른 상황하에 있음은 분명하다.
서방언론들은 우크라이나에게 한국을 본받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둘다 강대국간 파워게임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음이 비슷한데, 과거 한국은 50%의 영토를 가지고도 국가번영을 이룩했으니, 우크라이나도 더 이상 미국이나 유럽에 무기지원을 조르지 말고, 또한 20% 빼앗긴 영토에 연연하지 말고 휴전하고 싸울 힘이 있다면 그것으로 국가를 번영시키라는 것이다. 정치적/경제적으로 유럽에 완전히 통합되어 부유한 독립국가로 거듭남이 푸틴에게 패배를 안기는 길이라는 것이다. 2~3년에 걸친 코로나팬데믹 이후 러-우 전쟁으로 인해, 세계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지역 중소상인을 포함한 기업들은 문을 닫고 있다. 이는 강대국인 미국도 유럽의 국가들도 그러하다. 또한 러-우 전쟁으로 인해 폴란드, 체코, 루마니아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북유럽의 핀란드 등도 러시아의 침공을 두려워하여 군비를 증강하고 한국산 K9자주포, K2탱크 등을 수입하려 애쓰고 있다.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은 비참한 것이다. 하지만 자기 나라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군사력을 갖추어야 하고, 자기 나라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국가들과 도 만일을 대비한 국지적인 협력조약을 체결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쟁이 나면 국민들은 도망갈 것이 아니라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하며, 우방의 도움도 구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때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애국심만이 아니라 국가를 이끌 리더의 능력인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글로벌화되고 정보통신이 발달한 지금에는 단순한 애국심 호소만으로 국가를 지키지 못한다. 많은 이들은 국외로 도망가고 그러지 못하는 힘없는 사람들만 전선으로 내몰리는 것을 보면 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4천 5백만의 인구에서 1천만 정도가 국외로 탈출하여 휴전이 되더라도 국가재건사업에 참여할 일꾼들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러시아에서도 많은 이들이 전사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모스크바 출신이 아니라 시베리아 소수민족 출신들이 많다는 것이다.
과거 전쟁들처럼 개인화기를 이용하는 경우보다 미사일이 날아와 수많은 사람을 살상하고, 무인드론이 날아와 바로 병사의 바로 머리 위에서 폭탄이나 총알을 정확히 발사하는 것이다. 이제는 그 강력하던 탱크도 소형 미사일에 박살이나 탱크병들은 수천도의 온도에 타죽게 되고, 개인보병들은 그야말로 도망갈 틈도 없이 드론에 사살당하는 것이다. 젊은 군인들이 너무 불쌍하다. 장차 그러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현재 국제정세로 볼 때 우리나라도 몇 년내 북한이나 중국과 전쟁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우리의 적인 이 두나라는 핵무기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는 핵무기가 없어 궁여지책으로 개발한 것이 거대한 탄두를 지닌 현무 3, 4, 5 등이다. 이러한 무기들을 갖춘 전쟁은 군인들만이 아니라 미사일 타겟이 될 수 있는 서울이며 포항의 인구 상당수가 순식간에 죽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됨이 문제이다. 우리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중국이며 북한이 공격하지 못할 것인데, 그리 여의치가 않으니 문제인 것이며, 이 모두가 쉽게 풀리지 않고 뒤엉키기 일쑤인 세계사의 안타까운 장면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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