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1시 탄핵심판 선고]

헌재, 인용하면 6월 3일 대선 유력
‘정권재창출 vs 교체’ 60일 레이스
기각 땐 윤 대통령 즉각 직무복귀
야권 거세게 반발하며 충돌 전망
선고 하루 앞두고 여론전 최고조
국힘 “尹 복귀 땐 개헌 추진 약속”
민주 “파면 입증 증거 차고 넘쳐”

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를 한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언한지 122일, 국회가 12월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지 111일 만이다. 

하지만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국민 여론이 크게 둘로 쪼개져 있는 상황에서 탄핵 인용 또는 기각 각하 결정이 나더라도 양측이 모두 수용할지도 불투명해 대한민국을 격랑 속으로 휘말릴 가능성이 짙다.

헌재가 윤 대통령을 파면할 경우 조기 대선은 6월 3일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연합뉴스

 

조기 대선이 현실화 할 경우 여야는 60일 동안 정권 재창출과 교체를 놓고 한판 승부가 펼친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에 책임이 있는 당으로서 조기 대선 레이스에서 불리한 여론 지형에 설 수밖에 없다.

다만,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보수층이 강한 결집력을 보였다는 점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지형이 다르다는 전망도 있다.

비상계엄에 대한 부정적 여론, 당 소속 대통령이 두차례 연속 파면됐다는 정치적 부담을 어떻게 극복하고 중도·무당층을 흡수하느냐가 조기 대선 승패에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 대선주자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반대 및 탄핵 찬성 여론의 우위를 등에 업은 민주당은 비교적 수월한 대선 레이스를 펼칠 전망이다.

야권 내 대선주자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공직 선거 출마 자격 우려를 잠재우고 야권 대선 주자로서 독주 체제를 사실상 굳힌 상태다.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즉각 대표직에서 사퇴한 뒤 대선 레이스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헌재의 탄핵 심판이 기각이나 각하로 귀결된다면 윤 대통령은 곧바로 직무에 복귀하게 되며, 이에 반발하는 야권과 한층 더 가파른 대치 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와 탄핵 심판 과정에서 끊임없이 야당을 ‘반(反)국가세력’ 등으로 비난해왔고, 야권은 탄핵 정국에서 윤 대통령의 실각 및 처벌을 기정사실로 해왔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12월 탄핵 당시 거론된 임기 단축 개헌을 재차 설득할 가능성이 있지만, 윤 대통령이 이를 그대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탄핵 심판 최종 의견 진술에서 자신이 직무에 복귀할 경우 “개헌과 정치개혁의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겠다”면서 “잔여 임기에 연연해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헌재의 결정으로 탄핵 심판에 대한 족쇄가 풀리면서 남은 임기를 다 채울 가능성도 점쳐진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이날까지도 여야는 각각 ‘기각·각하’와 ‘파면’을 요구하며 막바지 여론전을 이어갔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헌재가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판결을 내려야만 판결 이후에 갈등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재판관들이 법리와 원칙, 양심에 따라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헌재의 심판결과가 대통령 직무복귀로 결정된다면 우리 당도 서둘러 적극적으로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대통령께서도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국민의 뜻을 모아 시대정신에 맞는 헌법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는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불복을 선언했고, 민주당 의원들의 불복 선언이 줄줄이 이어졌다”며 “민주당의 대오각성과 승복 선언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는 탄핵 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며 “국민의힘과 민주당 중 누가 진정 헌정을 수호하는 정당인지 명백하다”고 했다. 

반면 야당은 탄핵 심판 선고가 파면으로 결론이 날거란 입장을 강조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드디어 내일이면 내란 수괴 윤석열은 파면될 것”이라며 “헌법에 따른 결론도, 국민의 명령도 파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 1호, 무장군대를 동원한 국회와 중앙선관위 침탈, 정치인과 법조인 체포조 지시 등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을 입증하는 증거들은 이미 차고도 넘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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