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철강·금속산업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EU는 내달부터 철강 세이프가드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1기 행정부 시절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데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EU는 일정한 할당량을 넘는 수입 철강에 대해서도 추가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 세이프가드는 내년 6월에 만료될 예정이지만, EU는 그 전에 새로운 보호조치를 제시할 계획이다.
EU는 2023년 철강 완제품 수입량을 총 2557만 톤으로 추산했다. 그 중 한국은 317만7000톤을 수출해 가장 많은 수입량을 기록했으며, 뒤를 이어 인도(286만3000톤), 대만(239만1000톤)이 뒤따랐다. 이로 인해 EU가 철강 수입을 줄이면 한국에게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열연과 합판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EU는 ‘용해·주조 원산지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일부 업체들이 비EU 국가에서 생산된 철강을 들여와 최소한의 변형을 통해 EU산으로 둔갑시키는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다. 또한, 탄소 배출량을 고려하여 수입 철강 제품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철강과 알루미늄 가공 제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인도 역시 철강 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최근 수입되는 중국과 베트남산 철강에 대해 12%의 임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인도는 철강 생산 세계 2위 국가로,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 철강을 대량 수입하고 있다. 이에 인도 정부는 국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2025년부터 자국에서 진행되는 공공사업에 인도산 철강을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인도는 또한 2024년 1월부터 7월까지 중국산 완제품 철강의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80% 급증한 상황에서, 철강 수입이 자국 철강 산업에 미치는 심각한 피해를 막기 위해 수입 철강에 대한 추가적인 세금을 부과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 EU와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국가들의 철강 수입 제한 조치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국 철강업체들은 유럽연합과 인도에서의 수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EU의 철강 세이프가드 강화는 한국의 열연과 합판 제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도의 철강 보호주의 강화와 같은 조치들은 한국 철강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철강 수입에 대한 장벽을 강화하고 있어, 한국 철강업체들은 새로운 시장 개척과 기술 혁신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시점에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이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