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6년 만에 통합 우승 차지
김연경, 만장일치 MVP 선정

흥국생명이 2024-2025시즌 여자 프로배구 V리그에서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승리를 동시에 달성하며 6시즌 만에 통합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통산 다섯 번째 챔피언 자리에 오른 흥국생명은 여자부 최다 우승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했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20년의 프로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기 전 마지막 순간까지 팀의 중심으로 뛰며 우승을 견인했다.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흥국생명은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로 눌렀다. 앞선 두 경기에서 홈 승리를 챙겼던 흥국생명은 대전 원정에서 두 번 연속 패하며 시리즈가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마지막 홈경기에서 6000여 관중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은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 무대로도 주목받았다. 김연경은 은퇴를 앞둔 마지막 경기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인 34점을 기록했고, 블로킹 7개도 개인 통산 최고 기록이었다. 기자단 투표에서는 단 한 표도 놓치지 않으며 만장일치로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됐다. 이는 2018-2019시즌 이재영 이후 역대 두 번째 사례다.
흥국생명은 우승 상금 7000만원과 정규리그 1위 상금 1억원까지 모두 챙겼다.
김연경은 2005년 데뷔 시즌부터 한국 여자배구의 ‘얼굴’로 불렸다. 192cm의 신장을 바탕으로 한 탄력 넘치는 공격력과, 그에 못지않은 수비 능력까지 갖춰 곧장 국내 리그를 평정했다.
2005-2006시즌부터 2008-2009시즌까지 흥국생명에서 세 차례 우승컵을 들었고, 이후 일본 JT 마블러스와 유럽 명문 페네르바체, 엑자시바시 등을 거치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1-2012시즌에는 CEV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대회 MVP, 득점왕을 동시에 차지하며 유럽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았다.
튀르키예, 중국 리그를 오가던 중 2020년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국내 복귀 첫 해인 2020-2021시즌 정규리그 MVP에 올랐지만, 팀 내 분란으로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후 다시 중국을 거쳐 2022년 복귀했고, 지난 두 시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은퇴를 고민하던 김연경은 마지막 도전을 위해 이번 시즌을 선택했다. 그리고 마침내 16년 만의 V리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연경의 은퇴 투어는 V리그 사상 최초였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흥국생명은 마지막 시즌을 기념해 원정 경기마다 특별 행사를 마련했고 등번호 10번은 구단 최초로 영구결번됐다.
김연경이 ‘배구 여제’로 불리는 이유는 클럽 무대 활약을 넘어 태극마크 아래 보여준 헌신 때문이다. 외국 귀화 제안을 거절하며 국가대표 자리를 고수했고, 부상 중에도 출전을 자청하며 한국 여자배구를 세계 무대에 올려놨다.
2012 런던올림픽에선 4강 신화를 이끌며 대회 MVP에 뽑혔고, 도쿄올림픽에서도 다시 4강에 오르며 V리그 여자부 인기 상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팬들 사이에선 아직도 다음 행보를 향한 기대감이 크다. 김연경은 5월 예정된 공식 은퇴식 전까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