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행·제3지대 연대 등 험로
각 주자들 '韓대행 출마론' 온도차
민주당 경선불참 인사 참여 거부
이낙연은 연대 가능성 남아 있어

국민의힘에서 '반(反)이재명 빅텐트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각 주자들이 입장이 저마다 다른데다 당 안팎의 다양한 변수가 많아 동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명 빅텐트' 참여 대상으로는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출마 요구가 나오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국민의힘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된다.
가장 먼저 '경선 후 후보 단일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즉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되는 후보 1명과 빅텐트 대상 주자들 사이에 후보 단일화 합의를 이루는 방안이다.
하지만 후보마다 빅텐트 구성 방식이나 대상을 두고 견해차가 커 내부에서부터 논의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준표ˑ한동훈ˑ나경원 경선 후보 등은 특히 한 대행과의 단일화는 물론이고 그의 출마 자체에 부정적 입장이다.
홍 후보는 16일 KBS 라디오에서 한 대행의 무소속 출마 전망에 대해 "우리 당 내부를 흔들려는 술책이다. 한 대행은 그런 짓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 후보 역시 KBS 라디오에 나와 "몇몇 의원들이 그냥 정치공학적으로 선수를 골라 본 것 아닌가. 누가 그분들에게 그런 권한을 줬나"라며 당내에서 제기되는 한 대행 출마론과 관련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안철수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느닷없이 '외부 인사 수혈'이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를 대선 후보로 내세우자는 주장까지 나온다"며 "정말 우리 당에 그렇게 인물이 없나"라고 썼다.
나 후보는 SBS 라디오에서 한 대행에 대해 "지금은 (미국과의) 관세전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이냐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문수 후보의 경우에는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열린 태도를 취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한 권한대행 출마를 앞장서서 주장해 온 박수영 의원을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김 후보가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대비한 포석 두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 후보 측은 "박 의원 구상이 맞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한 대행이 출마하면 당연히 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 중 현재까지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높은 김 후보와 한 대행 사이 단일화 논의가 이뤄질 경우 대선 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에서는 한 대행의 출마 여부도 불투명한데다 출마를 결심하더라도 단일화가 성사되려면 지지율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대행도 결국 구(舊) 여권 인사라는 점에서 지지층 확장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보수 진영 인사 가운데서는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지지율이 미미하고 국민의힘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빅텐트에 합류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석 예비후보 역시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는 줄곧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빅텐트는 실패할뿐더러 명분도 없다"며 선을 긋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 경선 룰을 문제 삼아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거취를 숙고 중인 김두관 전 의원과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국민의힘의 '반명 빅텐트'에는 참여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경선 룰에 문제를 제기하며 경선 불참을 선언한 김두관 전 의원 측 백왕순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제3지대 빅텐트론'과 관련해서는 "모든 경우의 수를 논의하더라도 내란 옹호 정당인 국민의힘 후보와 함께하는 비명(비이재명) 빅텐트에 참가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탈당 인사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경우 자신이 소속된 새미래민주당이 '반명과 개헌'을 고리로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당에서 개최하는 개헌연대 집회에서 '빅텐트'와 관련한 이 전 총리의 입장이 나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