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수출도 전년 동월보다 4.7% 감소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에 한국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3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3억 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줄었다. 같은 달 수출 중량도 25만t으로 1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알루미늄 수출량 역시 9만6844t으로 전년 동월보다 약 4.7% 감소했다.
이 같은 수출 감소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철강 분야 관세 부과 조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12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효했다.
이 행정명령으로 한국은 2018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받았던 연간 263만t 규모의 철강 면세 쿼터가 사라졌다.알루미늄 제품도 10%의 관세를 부과받는다.
이 같은 관세 부과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지켜왔던 우리나라 철강사의 입지가 약화하고, 미국 철강사의 비중이 다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약 4분의 3의 점유율을 차지하던 미국 철강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어느 정도 높아진 후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출 감소가 관세의 직접 영향이라 단정하긴 이르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특성상 대부분 수개월 전 계약이 이뤄지고 선적 일정과 현지 수요도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몇주의 결과만 보고 관세 영향을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철강 제품 대미 수출이 줄긴 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자동차 제조 등에 쓰이는 철강판(-26.5%)에서 주로 감소가 나타났고 철강판과 수출 규모가 비슷한 강관 제품 수출액은 오히려 4.5%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의 통상 정책이 본격적인 보호주의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출 환경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있다.
철강업계는 품목별 전략 재조정 등 여러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에는 쿼터량(263만t) 내에서 무관세로 고수익 상품을 주로 수출했다면 이제는 관세가 붙는 대신 물량 제한이 없어진 만큼 가격을 낮춘 철강 제품을 대량 공급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는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새 통상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미국에 약 58억달러(약 8조2400억)을 투입해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한 바 있다. 포스코도 현대제철의 제철소에 공동 투자해 물량을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