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어게인' 신당 창당 소동에
"같이 망할라"尹 손절론 표출
안철수 "탈당해야" 공개 요구
한동훈 "당대표 때 제명 지시"
유정복 "이대로 대선 땐 필패"

尹 탄핵 반대파는 강력 반발
홍준표 "시체에 난도질해서야"
김문수 "도의적으로 옳지 않아"
나경원 "尹 끌어들이지 말라"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관계 설정을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에 대한 승복 없이 지지층 결집용 메시지를 잇달아 내고, 특히 전날에는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그의 이름을 딴 '윤어게인’ 신당 창당을 추진하려다 보류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반대측에선 분열 땐 자멸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안철수 후보는 18일 경선 주자 가운데 처음으로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대로면 대선은 필패다. 전직 대통령을 방어하는 정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윤 전 대통령 탈당을 촉구했다.

그는 "탄핵당한 전직 대통령에게 탈당은 국민과 당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라며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것이 우리 당 쇄신의 첫걸음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제는 탈당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직 대통령을 방어하는 정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라며 "탄핵의 강을 건너야만 당이 하나로 뭉칠 수 있고 승리의 가능성도 열린다"고 말했다.

경선 레이스가 한창인 가운데, 탄핵이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않고서는 중도층 외연 확장이 힘들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대선 예비후보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과거로 놔드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후보도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먼저캠프' 사무실에서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추진했던 신당 창당 움직임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을 과거로 놔드리자, 그리고 우리는 미래로 가자"고 답했다.

그는"계엄으로 치르게 된 선거"라며 "계엄을 적극 옹호하거나 계엄이 별것 아니라고 하면서 사실상 계엄을 옹호한 사람들에게 국민들께서 승리를 안겨주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계엄의 바다를 당당하게 정면으로 넘어야 승리의 길이 있다"며 "그걸 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이 바로 우리"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김문수·나경원·안철수·양향자 후보.아랫줄 왼쪽부터 유정복·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김문수·나경원·안철수·양향자 후보.아랫줄 왼쪽부터 유정복·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유정복 후보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을 계속해서 끌고 가는 것은 대선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잊자"고 했다. 

양향자 후보 역시 방송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새로운 보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극우와의 단절이 필요하다"면서 "윤 전 대통령의 지지를 얻기 위해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양향자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새로운 보수의 길을 가려면 극우와의 ‘절연’이 필수"라며 "후보들이 윤 전 대통령의 지지세를 등에 업으려고 ’구걸 전략‘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경태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당헌·당론에 따르면 법률을 위반하면 제명 또는 탈당을 권유할 수 있는데, 더군다나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에 대해선 좀더 단호함이 있어야 된다"며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으면 필패"라고 주장했다.

권영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대통령도 선거나 정치는 당에 맡긴다고 하셨으니까 그런 기조로 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홍준표 김문수 나경원 후보 등은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선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지지층을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이날 공약 발표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은) 우리 당의 이름으로 정권교체를 해줬다. 물론 3년 동안 정치를 잘못해서 탄핵은 됐지만, (탈당 요구로) 시체에 또 난도질하는 그런 짓을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7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에 나간 사람들의 복당 조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요구한 적이 있다"라며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하라는 소리가 난감하다. 정치 이전에 사람이 그러면 도리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후보측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충형 김 후보 캠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탄핵 사태는 당에도 정치적 책임이 있다"며 “조기 대선 정국을 맞아 '윤 전 대통령을 탈당시켜 표를 더 많이 받겠다'는 식의 주장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내치자는 식의 요구는 도의적으로도 옳지 않다"면서 "'감탄고토'의 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얻기는 어렵다.탄핵 반대를 외쳤던 많은 국민과 당원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면 안된다. 지금은 당의 통합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후보는"대선 경선을 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담당했던 변호인단은 전날 이른바 '윤어게인 신당' 창당을 예고했다가 반나절 만에 보류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 인사들이 나서서 적극 만류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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