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향 풍수칼럼니스트

▲ Chat GPT에서 ‘2030년 비트코인의 몰락’을 입력하여 얻은 이미지. 2030년 2천100개의 코인의 채굴이 끝나면 그 공간적 가치는 제로(zero)가 될 수 있다.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절대 진리를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로 함축한 사람이다. 수학자이기도 했던 그는 좌표계인 XYZ를 고안했다. 병영 생활 중 천장에 붙은 파리를 관찰하다가 시간(X), 공간(Y), 대상(Z)의 좌표계를 정립했는데 이는 동양에서 말하는 삼재(三才)인 천기(天氣), 지기(地氣), 인기(人氣) 개념으로 대체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삼재 중 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중심에 인간이 있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법인 즉 단체와 기관, 금융회사 등이 포함된다.

비트코인은 일종의 전자화폐 소위 가상화폐로 시작됐지만 가상자산적 성격으로 변질된 것이다. 이렇게 그 성격을 변화시킨 ‘촉발의 기운’은 바로 인간의 욕망이다. 비트코인은 단순히 기축통화로서 달러를 대체하는 화폐적 성격에 머물지 않고 익명성(匿名性)을 보장하는 특유의 현금적 성격에 힘입어 폭발적 수요를 자아냈다. 신용카드나 은행을 통한 금전 거래시스템에서는 누가, 언제, 어디서, 왜 거래했는지가 기록되며 필요시 추적당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부터의 탈출, 어떠한 경우에도 노출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욕구가 결국 익명성이 보장되는 비트코인과 같은 전자화폐를 탄생시킨 것이다.

미국 컴퓨터 공학자 데이빗 차움(David Chaum)이 1982년 시작해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그 뒤를 이었고 이름은 있지만 누군지 특정할 수 없는 인물에 의해서 비트코인이 개발되어 세상에 그 모습을 세상에 드러냈다. 비트코인의 등장을 삼재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우선 X축의 시간적 좌표에는 컴퓨터공학의 발전과 2008년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사태가 있다. Y축의 공간적 좌표에는 미국의 금융 질서 붕괴, 중국의 급성장이 있다. 마지막으로 Z축의 인간적 좌표에는 개인의 익명성 보장과 금융 주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인간욕구가 결합된 결과였다.

2020년을 기점으로 비트코인이 가진 익명성 보장에 매력을 느낀 중국의 신흥 부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출범할 때 1달러도 되지 않던 코인 하나의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고 비트코인은 단숨에 금(gold)을 능가하는 투자대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한국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소위 '빚투현상‘을 불러일으킬 만큼 코인 광풍이 불기도 했다. 현재 한국 전자화폐 거래소의 가입자수는 1천6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전 국민의 약 3분의 1로 시간과 공간, 인간의 삼재적 XYZ축이 한국 사회로 확장된 것으로 본다.

특히 비트코인은 금처럼 실물이 아니라 컴퓨터상에서 생성된 가상의 것이므로 복제와 위조가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위 ‘블록체인( block chain)’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서 시간적으로 실시간(대략 10분마다) 거래 내역을 검증하고 기록하는 블록생성 작업을 한다. 그러면 누가 이러한 작업을 하느냐 하면 은행과 같은 특정 기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P2P방식 즉 전 세계의 사용자들이 서로를 감독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코인의 양이 늘어날수록 이러한 감독의 작업은 시간과 노력을 더 많이 요구하게 되고 이에 대한 보상을 출범 시 50개의 코인을 주는 것으로 상정해 두었다. 이를 ‘채굴’이라고 하는데 코인의 채굴권은 매 10분마다 가장 신속하게 감독의 결과 즉 블록(Block)을 생성하는 자에게 지급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블록 생성에 대해서 코인을 부여하는 갯수는 점차 줄어들며 전체 코인 수가 매 추가 21만개를 도달할 때마다 반감시키는 시스템이다. 출범 시 총 발행량을 2천100만개로 제한한 것을 감안하면 대략 2032년이 되면 채굴권이 모두 소진된다고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블록체인의 채굴자들은 주로 중국인들로 알려져 있는데 코인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채굴은 고수익 사업이 되었고 동시에 전 세계적인 전력 소모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관세전쟁을 통해 자국 중심의 경제 질서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이지만 세계는 더 이상 달러 중심의 기축통화를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상화폐가 새로운 글로벌 기축통화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유진 파머(Eugene Fama)는 10년 내 비트코인의 가치가 0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비트코인이 높은 지능을 가진 사람들이 속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는 실질적 가치도 없고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화폐로서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가상화폐의 위조와 복제에 대한 위험성 그리고 해킹에 의한 탈취의 가능성은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

향후 몇 년 뒤 2030년 초기 설정한 2천100만개의 코인이 채굴에 의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다음은 누가 대가도 없이 블록체인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투자자, 채굴자 그리고 거래소가 모두 절벽을 향해서 달리는 ‘욕망의 전차’를 타고 있는 것은 아닐까?

180년의 순환주기를 가진 현공풍수의 시계로 볼 때 금년 2025년은 하원(下元) 8운에서 9운으로 변하는 시기이며 이 9운이 끝나고 2044년 되면 다시 상원(上元) 1운의 시기가 온다. 크게 보든 작게 보든 간에 X축 즉 시간적 측면에서 지금은 ‘문지방’에 서있는 시기인 것이다. ‘빚투’를 하기 전에 우리는 XYZ의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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