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이용 16%…10년 만에 ‘절반 이하’로

▲ 현금 이용 비중 추이. 한국은행 제공
신용카드와 간편결제 등 비현금 지급수단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며 현금 이용이 계속 줄고 있다. 한국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과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도, 실물화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4년 지급수단·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성인(만 19세 이상) 중 현금을 사용한 비중은 결제 건수 기준 15.9%로 나타났다. 이는 신용카드(46.2%)와 체크카드(16.4%)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모바일카드(12.9%)도 현금과 유사한 수준까지 확대됐다.

현금 이용률은 2013년 41.3%에서 꾸준히 감소해, 2019년 26.4%, 2021년 21.6%, 지난해에는 10%대 중반까지 낮아졌다. 과거 10번 중 4번이던 현금 결제가 이제는 1~2번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체크카드, 30~50대는 신용카드를 선호했고, 60대 이상은 여전히 현금 사용 비중이 높았다. 은퇴 후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거나, 모바일 결제 수단 이용에 익숙지 않은 점이 배경으로 보인다.

지갑 속 현금 보유액은 평균 6만6000원으로 3년 전보다 7천원 증가했다. 가장 많이 보유한 연령대는 50대(9만1000원), 가장 적은 연령대는 20대(2만7000원)였다.

월드페이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현금 사용도(오프라인 결제금액 중 현금 비율)는 10%로, 조사 대상 40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평균(23%)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일본(41%), 스페인(38%), 독일(36%) 등은 여전히 현금 선호도가 높았고, 반면 노르웨이(4%), 스웨덴(5%), 캐나다(6%) 등은 현금 사용이 극히 적었다.

현금 없는 사회를 상징하는 무인 매장과 ‘현금 없는 버스’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ATM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ATM 수는 2020년 8만7000대에서 지난해 8만대 수준까지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실물화폐의 지속 유통을 재확인했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디지털화폐는 정전이나 통신 장애 등 상황에서 작동이 어렵다”며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도 위해 실물화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지급수단이 신뢰받을 수 있는 이유는 결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실물화폐로 교환 가능하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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