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서거 16주기 봉하마을서 친노·친문 회동
권양숙·노건호·이해찬·김경수·우원식 등 만나

문재인 "윤 정부서 국민 갈등 골 깊어져…사회 통합 시급"
이재명 "노무현, 정치검찰 탄압 희생자…정치가 전쟁 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3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 "윤석열 정부 3년간 검찰권 남용이 사회의 혐오와 적대감을 키우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권양숙 여사와 오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권양숙 여사와 오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 후보와 문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와 오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문 전 대통령 부부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 우원식 국회의장 부부, 이해찬 전 국무총리 부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이 참석했다.
이 후보가 문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지난 1월 당 대표 시절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예방한 이후로 약 4개월 만이며,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로는 처음이다.

이 후보는 오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치검찰 탄압 때문에 서거하신지 16주기가 되는 날"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며 눈물을 훔친 그는 "요즘 정치가 정치가 아닌 전쟁이 돼 가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상대를 제거하고 적대하고 혐오해서 결국 통합이 아니라 국민들을 오히려 분열시키는 양상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취재진에 "문 전 대통령은 지금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정하는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국민 뜻이 제대로 존중받는 제대로 된 나라를 꼭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큰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 권양숙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 권양숙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오찬 이후 "전직 대통령이 계셨던 자리에서 나왔던 대화를 일일이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만큼 오찬에서 나눈 참석자들의 대화를 제가 해석을 섞어가며 전달해 드리겠다"며 오찬 대화를 전했다. 

이 후보와 문 전 대통령 등 참석자들은 오찬 자리에서 "3년 동안 대한민국의 여러 시스템이 무너져 내렸고 국민들의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혐오와 적대감이 커졌으며 이를 극복하고 통합을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며 검찰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고 한다.

또 "검찰들이 쪼개기 기소, 과잉수사, 심지어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까지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권이 남용된 면이 있다"며 "기소를 통해 망신을 주는 사례들, 정치보복으로 여겨지는 사례들이 있었다"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일부 참석자들은 선거운동원이 공격당한 일이나 선거 벽보가 훼손되는 일이 늘어난다면서 이 후보의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당부도 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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