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미국과 건국 이후부터 오랫동안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발전에 기여해 왔다. 그런 만큼 어떤 정당의 대통령이든 취임 이 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정상 통화대신 미국 백악관의 메시지는 뜻밖의 내용을 담고 있다. 6월 4일 공식 입장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면서도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에 대해 여전히 우려를 표명하며 반대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를 내 보였다. 한미 간 나누어야 할 현안이 산적한 만큼 두 정상 간의 통화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기류가 묘하다.
이에 반해 이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했고 5일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를 맞이하는 등 여러 외교 일정을 소화했지만 한미 정상 간 통화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최근 한미동맹의 미래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축전 부재에 대한 논의는 한국의 외교 및 안보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취임 후에도 한국을 배제하는 행보를 보이며 '한국 패싱' 우려가 현실화되었다.
특히, 북한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한국을 제외한 대북 접근을 시도하는 모습은 동맹국으로서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 향 후 한미동맹의 재정립을 위해서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넘어서는 새로운 전략적 접근도 필요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통상 압박은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은 단순한 경제적 조치를 넘어서는 외교적 노력이 요구된다. 한국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외교 전략을 통해 국가의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
6·25 전쟁 이래 양국은 오랫동안 군사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고, 자유 무역 협정도 체결된 상태였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축전 부재는 단순한 외교적 결례를 넘어, 한국 외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임을 의미한다. 한국은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국제 사회에서의 입지를 재정립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취임 첫 날부터 실용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