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경일보 취재에 따르면 포항지역 대형마트에 나온 계란값이 많게는 25개에 1만원이 훌쩍 넘었다.
유치원생 아들 손을 잡고 장을 보던 주부가 "애가 계란을 좋아해 아침마다 식탁에 올리는데 요즘은 사주기가 망설여진다"는 하소연은 안타까움을 넘어 고물가시대의 아픔을 반영하는 슬픈 현주소를 보는 듯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계란 산지 가격은 최소한 오는 8월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달에 이어 7~8월에도 특란 10개 기준 가격이 1750~1850원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최대 14.4%나 높은 수치다.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는 산란계의 고령화와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전염성 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등 질병 여파로 계란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탓에 가격을 잡기에도 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다.
계란값 고공행진으로 서민 가계가 타격을 입게 되자 정부는 16일 계란업계와 함께 ‘계란 가격 안정화 민관협의체’를 출범할 계획이다.
이미 정부는 대한산란계협회 등 업계와 함께 계란값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생산 차질과 유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범산업적 대책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계란값이 치솟을 때마다 언론에서는 ‘금란(金卵)’이라며 호들갑을 떨어왔지만 계란 25개에 1만4000원이라니 올라도 너무 오른 것은 사실이다.
장기 경제불황으로 가계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는 상항에서 그나마 서민들의 건강을 지탱해 주던 계란마저 먹기가 어려워진다면 서민들의 삶은 더욱 곤궁해질 수밖에 없다.
새 정부가 만사를 제쳐놓고 계란을 비롯한 서민 밥상물가 잡기에 총력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16일 출범하는 계란 가격 안정화 민관협의체의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