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6~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1박 3일 일정으로 참석했다. 이번 방문은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일정이자 자신이 표방한 실용외교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G7 회의에는 회원국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외에도 한국과 호주, 브라질, 인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우크라이나 등 총 7개국 정상이 초청받았다.

회의에서는 지난 13일 교전을 시작한 이스라엘과 이란이 현재도 격한 공방을 주고받고 있어 이 문제가 중점적으로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을 두고 G7 정상들 사이의 입장 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훌륭했다’고 말하는 등 두둔하고 있는 반면 의장국인 캐나다는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가하지 않고 있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중동 정세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며 “이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이란의 핵 개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양국 모두 교전을 중지해야 한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반면 일본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한 비판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이스라엘-이란 중동전쟁을 두고 국가가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서로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취할 스탠스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

이 대통령은 과거 “아무리 더러운 평화라도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면서 북한과도 잘 지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평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엄혹한 국제정세 속에서 무턱대고 평화만 부르짖다간 국제적인 미아가 될 우려가 없지 않다.

특히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주요 이유가 이란의 핵시설 무력화이고 보면 이 대통령이 자칫 이란 입장을 두둔하고 나선다면 북한 핵무기 개발을 거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있어선 안 된다.

미국발 관세 문제도 이 대통령이 풀어야할 숙제다. 이번 G7 정상회에서 한미간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 주력 생산품인 철강에 대해 50% 관세를 물리겠다고 한 바 있어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은 그간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정국으로 인해 반 년 가까이 외교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시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주권정부가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외교무대에 데뷔한 이 대통령이 관세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동전쟁이든 관세 전쟁이든 모두 국내 정치, 경제와 직결된 사안들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국제사회와의 충분한 소통과 교감을 통해 한국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갈 필요가 있다. 첫 시험대에 오른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에 전 국민의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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