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각 수련병원 공지방 등을 통해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지난 1년 반,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으나 실망만 안겼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이 내 불찰”이라며 “모쪼록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학생들을 끝까지 잘 챙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사퇴를 결심한 데에는 최근 일부 사직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설문 조사 등을 통해 복귀 의향을 밝힌 데 이어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건부 수련 재개 입장을 밝힌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 비대위원장은 2023년 8월 대전협 회장으로 당선돼,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정 갈등 국면에서 1년 4개월가량 사직 전공의들을 대표해왔다. 지난 정부 당시 의정갈등 상황에서 목소리를 높여온 박 비대위원장은 대선 이후 대외적으로 계속 침묵을 지켜 최근 내부에서 그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이날 “대선 이후 대전협 비대위 행보는 많이 실망스럽다. 이제는 전쟁에서 진격할 장수가 아닌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할 외교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비대위원장은 “1년 반을 함께 고생했던 동료이자 친구라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며 “끝내 한 마디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9·4 의정 합의 준수 및 의정 협의체 재구성을 요구하는 입장을 낼 생각이었고, 내일은 박주민·김영호 의원과 만남이 예정돼 있었다”고 했지만, 자신을 둘러싼 리더십 논란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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