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비대위원장 임기 종료 앞두고 지도부 공백… 송언석 원내대표 겸직론에 무게
전대까지 두 달 남짓… 비대위원장 인선 난항 속 '관리형' 반복 우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30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을 예고했지만, 뚜렷한 비대위원장 후보조차 없는 채 출발부터 삐걱대는 모습이다.

당 안팎에서는 “또다시 임시방편적 ‘관리형 비대위’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26일 전국위원회 소집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 개최를 공고하며 비대위 체제 전환 절차에 착수했다.

27일 열리는 상임전국위에서 전국위 소집을 의결하고, 다음 달 1일 예정된 전국위에서는 비대위원장 임명과 비대위 설치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용태 위원장의 임기가 종료된 이후에는 송언석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동시에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지도부 공백 속에서 마땅한 적임자를 찾기 어렵고, 차기 전당대회까지도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촉박한 일정 탓이다.

당은 내부적으로 차기 비대위원장을 물색하고 있지만, 대선 패배 이후 혼란스러운 당내 분위기와 짧은 임기 등으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송 원내대표의 겸임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할 경우, 당 쇄신을 위한 혁신위원회도 원내 기구가 아닌 정식 당 기구로 구성돼 제도적 정당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송 원내대표 중심의 관리형 비대위가 다시 꾸려질 경우, 당의 구조적인 쇄신 없이 전당대회 일정만 관리하다 마무리되는 ‘시간 때우기’로 끝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혁신위 구성이나 전당대회 지도체제 개편 등 핵심 과제들도 뚜렷한 성과 없이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비대위 체제와 더불어 전당대회에서 채택할 지도체제 개편 논의도 뜨거운 감자다.

현재 당내에서는 단일대표 체제 대신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집단지도체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한 번에 선출하고, 최다 득표자를 대표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는 방식이다.

이는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리더십이 분산되며 위기 대응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이에 대해 김용태 위원장은 “집단지도체제로 바뀌었을 때 국민들이 우려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고, 안철수 의원도 “집단지도체제는 변종 히드라일 뿐”이라며 강력한 단일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 민심도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TK조차 흔들리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국민의힘은 텃밭 지키기조차 힘겨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비대위원장 후보도 없이 출범하는 비대위에서 혁신과 개혁이 실종된 채 또다시 ‘늘 먹던 맛’으로 귀결되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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