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직권남용부터 구명로비·항명 혐의까지 전방위 수사 착수
임성근 “허위 보도에 가려진 진실 밝혀야”… 특검 수사 1호 조사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팀이 2일 4개 수사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와 함께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 조사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허위 보도에 가려진 진실이 이번 특검을 통해 밝혀지길 소망한다"며 "거짓의 장막을 찢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임 전 사단장을 첫 조사 대상으로 삼고, 채 상병 사망 경위부터 구명 로비 의혹, 수사 외압 등 전반적인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임 전 사단장은 해병 사망 사건에서 수사 외압까지 모든 핵심에 있는 인물"이라며 "본인의 진술을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의 직속 지휘관으로, 무리한 수색작전을 지시해 사망 사고를 유발했다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와 함께, 김건희 여사를 통한 구명 로비 의혹도 받고 있다. 조사는 대구지검 임상규 검사가 맡고 있다.
정 특검보는 이어 "채 상병 사건은 큰 줄기에서는 하나의 사건이지만,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수사를 위해 팀을 분리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총 8개 세부 사건을 4개 수사팀에 배분해 수사에 나선다.
1팀은 채 상병 사망과 동료 해병 상해 사건 등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2팀은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과정에서의 대통령실 직권남용 의혹을 맡는다. 두 팀은 대구지검에서 파견된 김성원 부장검사가 총괄한다.
3팀은 이른바 ‘VIP 격노설’을 포함한 대통령실 개입 및 은폐·무마·회유·조작 의혹 등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 수사를 담당한다.
팀장은 천대원 수원지검 부장검사가 맡고, 공수처 박상현 부부장검사와 해병대 수사단 출신 박세진 중령도 합류했다. 강일구 서울경찰청 안보수사2과장(총경)은 2팀 소속으로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한다.
4팀은 항명 혐의로 항소심이 진행 중인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공소 유지를 담당한다.
군법무관인 신강재 중령이 팀장으로, 특검은 항소 취하 여부도 검토 중이다. 국방부는 이날 박 대령 사건의 재판 기록을 특검에 공식 이첩했다.
앞서 군검찰은 박 대령이 경찰에 조사 자료를 이첩하는 과정에서 상부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명 혐의로 기소했지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현재 항소심이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이며, 오는 11일에는 이종섭 전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특검팀은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명현 특별검사는 "순직해병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날을 기점으로 특검법에 따라 60일 이내 수사를 마쳐야 하며, 필요할 경우 대통령과 국회 보고를 거쳐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