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정치 전면전’ 선언에 트럼프 ‘추방’ 언급까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7월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세출 법안 추진에 반발해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머스크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다음 날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창당하겠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법안을 지지한 공화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예비경선에서 탈락시킬 것”이라며, 정치자금 지원 중단까지 경고했다.
이름까지 공개된 아메리카당은 오는 2026년 중간선거의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정치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그는 같은 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EV 보조금이 사라지면 머스크는 가게 문을 닫고 남아공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며,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대한 연방 보조금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머스크야말로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인물일 것”이라며, 신당 창당을 ‘보조금 방어용 협박’으로 몰아세웠다.
재정부 효율을 담당하는 ‘DOGE’ 부서를 언급하며 “그 괴물을 다룰 수 있는 조직”이라 했고, “추방 여부도 검토해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강하게 반발한 배경에는 청정에너지 세제 혜택 축소가 있다.
상원에서 논의 중인 수정안에는 전기차 보조금 조기 종료와 함께 석탄·원자력 등 전통 에너지에 대한 지원 확대가 포함됐다.
그는 “과거 산업엔 보조금을 퍼주고, 미래 산업은 억누르고 있다”며 “이 법안은 미국 전략 산업을 거스르는 역행”이라고 비판했다.
문제의 법안은 지난달 28일 상원에서 51대 49로 공식 심의에 돌입했다.
2017년 감세 조치의 연장을 비롯해 복지 축소, 국방비 증액, 부채한도 상향 등 보수 진영의 핵심 아젠다가 담긴 대형 입법 패키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이전 서명을 목표로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
머스크와 트럼프 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머스크는 이번 법안을 “역겹고 혐오스럽다”고까지 표현하며, 트럼프 탄핵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공유하기도 했다. 양측의 갈등은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이번 법안을 계기로 다시 격화되는 분위기다.
머스크의 발언 직후 테슬라 주가는 약 5% 하락해 300달러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