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3초 만에 양쪽 엔진 꺼져… 당국 “연료 차단 스위치 작동 정황”

인도 항공 당국이 지난달 발생한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초기 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이륙 직후 양쪽 엔진의 연료 스위치가 꺼지면서 비행기가 순식간에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종사 간 “왜 껐냐” “내가 한 게 아니다”라는 대화가 블랙박스에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 항공사고조사국(AAIB)은 11일 중간 보고서를 통해 “이륙 후 약 3~4초 만에 양쪽 엔진의 연료 차단 스위치가 ‘RUN’에서 ‘CUTOFF’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연료 공급이 끊기며 엔진 출력이 급격히 상실됐고, 비행기는 급강하했다.
비행기 조종석에 설치된 음성기록장치(CVR)에는 사고 직후 조종사 간 혼란이 담겼다.
한 조종사가 “왜 껐냐”고 묻자 다른 조종사는 “내가 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당시 두 스위치는 다시 ‘RUN’ 위치로 복귀됐으며, 엔진 재시동 시도가 있었던 정황도 포착됐다.
하지만 스위치 오작동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해당 스위치가 의도하지 않고서는 쉽게 움직이기 어렵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인도 당국은 기체 결함, 조작 착오, 정비 오류 등 원인을 특정하지 않은 채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FAA와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보잉, GE 등이 조사에 참여 중이며, 당장 보잉 787 기종에 대한 운항 제한이나 긴급 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사고는 지난 6월 12일, 아메다바드 공항을 이륙한 직후 발생했다.
승객과 승무원, 지상에 있던 주민 등 총 260명이 숨지고 단 1명만이 생존한, 인도 10년 만의 최악의 항공 참사였다. 사고 기종은 보잉 787-8 드림라이너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