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홍명보 감독은 K리그 주축 선수들로만 명단 대부분을 채웠고 그 중에서 J리거 3 명도 포함됐다. 스타 선수들의 부재 뿐 아니라 푹푹 찌는 찜통더위, 그리고 용인 미르 스타디움의 접근성이 좋지 못한 것도 흥행의 실패요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한축구협회(KFA)의 공식집계에 따르면 이 날 홍콩 전 입장 관중 수는 5,521명이다. 앞서 중국전엔 4,426명 입장했다. 비록 관중이 105명 더 늘었지만 홍콩전도 중국전과 마찬가지로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최대 3만 7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용인 미르 스타디움에는 빈자리가 상당히 많았다.
가장 최근 국내에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최종전인 한국과 쿠웨이트의 관중수인 4만 1,911명에 비교해서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기에서도 선수들은 이날 빗장을 걸어 잠군 홍콩을 상대로 전반에 단 한 골 넣었다. 두 줄 수비에 고전했지만 후반 이호재의 추가골로 그나마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일부에서는 시민 축구단에 불과한 홍콩 팀에게 보인 우리 선수들의 골 결정력에 비난의 목소리도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일본전을 앞둔 홍명보 감독의 선수 활용과 전략, 전술 시험을 위한 경기였다는 점에서 너무 비난만은 좋지 않다.
이날 올 시즌 K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강상윤(전북)과 이호재(포항)가 A매치 데뷔 골을 뽑아 경기장에 발걸음 해준 팬들에게 승리로 보답했다. 선수들은 경기 후 팬들에게 다가가 감사의 인사를 건넸고, 중국전을 마치고 중국 응원단에게도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중계카메라에 잡혔다. 이는 중국의 언론과 축구 유튜브에서도 경기에서도 매너에서도 한국의 완벽한 승리라는 찬사를 받았다. 중국 팬들은 경쟁보다 훨씬 값진 ‘매너 있는 축구’를 목격했다. 치열한 승부 속에서도 상대 뿐 아니라 상대팀의 응원단마저 존중하고 페어플레이를 실천한 선수들은 진정한 승자로 남았다.
비록 스타성이 강한 해외파 선수들은 아니지만 K-리거들로 구성된 이번 국가대표팀이 보여준 아름다운 매너가 많은 축구 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진짜 승리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진정한 감동은 멋진 골이나 화려한 기술이 아닌 스포츠맨십에서 비롯된 상대를 존중하고 규칙을 지키며 동료와 팬들을 배려하는 태도가 모든 스포츠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스포츠맨십을 칭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