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엡스타인에 외설 여성 그림 편지 보내"
트럼프 "가짜 편지...삼류 신문을 상대로 소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외설적 그림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는 논란의 진위를 둘러싸고 월스트리트저널(WSJ)와 맞붙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WSJ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20여년 전, 미성년자 성착취범이었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외설적인 그림이 그려진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WSJ의 기자 2명과 WSJ의 발행사인 다우존스, WSJ의 모기업 격인 뉴스코퍼레이션과 뉴스코퍼레이션의 창립자인 루퍼트 머독 등을 상대로 연방 명예훼손법에 따라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100억달러는 미국 역사상 최대 명예훼손 배상액을 크게 초과하는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장에서 WSJ 보도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재정, 평판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WSJ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2003년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하면서 장난스럽고 외설적인 그림을 그려 넣은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의 이름이 적힌 이 편지에는 나체 여성의 윤곽선 안에 굵은 마커로 쓴 여러 줄의 글이 적혀 있으며 "생일 축하해. 하루하루가 또 하나의 멋진 비밀이 되기를"이라는 글이 적혀져 있다.

기사가 나온 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캐롤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그 편지가 가짜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WSJ이 "허위이고 악의적이며 명예훼손인 기사를 내보냈다"며 "이제 나는 이제 그 삼류 신문을 상대로 소송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제기한 지 몇 시간 만에 다우존스는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WSJ 발행사 다우존스는 "보도의 철저함과 정확성을 전적으로 확신하며, 어떤 소송에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트럼프가 "나는 내 생애 그림을 그린 적이 없다. 나는 여성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WSJ에 밝혔으나 1기 대통령 시절 그가 그린그림이 경매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 그림 중 제1기 임기(2017년 1월∼2021년 1월) 동안에 경매로 판매된 사례가 최소 4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림들을 소개했고,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000년대 초에 그려서 자선단체에 기부한 스케치들이 경매에 나온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사례들을 보도했다.

한편 최근 미국 정가에서는 엡스타인의 성 추문과 관련해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는 주장과, 사인이 타살이라는 음모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서 진실을 둘러싸고 내분 조짐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통해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엡스타인 사건 대배심 증언 가운데 의미 있는 내용을 법원 승인을 받아 전면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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