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논란과 관련해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일반 직장 내 갑질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같은 당 이소영 의원이 “동의할 수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직장 상사와 직원의 관계, 의원과 보좌진의 관계 모두 인사권자가 존재하고 위계가 명확하다”며 “두 관계는 본질적으로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특수하다는 주장은 착각일 가능성이 높고, ‘우리는 예외’라는 논리는 노동 감수성을 강조해 온 우리 당에 걸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저 역시 국회에서 5년간 일하며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을 수 있기에 말을 아껴왔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 모두가 관행을 돌아보고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지적 관계였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수용됐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인사권자 입장의 착각일 수 있다”며 “이런 인식이 부당한 지시를 묵인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진석 수석부대표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보좌진과 의원은 동지적·식구 같은 관계”라며 “사적인 심부름도 거리낌 없이 시킬 수 있고, 이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는 보좌진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반 직장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문 의원은 강 후보자에 대해 “갑질 의혹이 있지만 일부 보좌진의 반박도 있었고, 충분히 사과했다”며 “개인적으로 발달장애 자녀를 두고 있어 정책 공감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역구 민원과 연관된 ‘예산 갑질’ 의혹에 대해선 “맥락을 알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 내에서도 “공적 관계에서의 감수성과 기준은 더 엄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분위기다. “식구 같은 관계”라는 표현 뒤에 가려진 위계와 권력이 이제는 재조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문 의원의 발언이 '정치권 내부의 오래된 문화와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보좌진 일부는 의원실 내 부당한 지시나 사적 업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왔지만, 관계의 특수성을 이유로 묵살되는 경우도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