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웨스트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웨스트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요청받았다고 특검에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다.

윤 의원은 앞서 관련 통화 사실을 부인해왔지만, 특검 조사에서 기존 입장을 번복한 셈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의원은 전날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피의자 신분 조사에서 2022년 5월 9일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잘 논의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날짜는 윤 전 대통령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의 통화에서 "상현이한테 한 번 더 얘기하겠다"고 말한 시점과도 일치한다.

앞서 공개된 녹취록에서 윤 전 대통령은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언급했다.

윤 의원은 그동안 해당 통화 사실을 부인해 왔지만, 특검 조사에서 이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는 공관위원장으로서 윤 전 대통령의 요청을 위원회에 공유하지 않았으며, 김 전 의원 공천은 다수결 투표를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 당시 공관위는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 김 전 의원을 창원 의창에 공천했고, 국민의힘은 5월 10일 이를 공식 발표했다.

윤 의원은 또 특검에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뿐 아니라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던 고(故) 장제원 의원에게서도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윤 의원은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고 싶었던 마음은 나 역시 있었지만, 별도 개입 없이 표결로 결정됐다"는 취지로도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중기 특검팀은 윤 의원을 약 15시간 조사하며, 2022년 6·1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국민의힘 공천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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