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 학교운동부 학생선수 4000여명 폭력․인권침해 전수조사 착수

경북 상주의 한 중학교 씨름부에서 감독이 선수 머리를 삽으로 내리쳐 상해를 입힌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4일 경찰과 교육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5일 경북 상주의 한 중학교 씨름장에서 씨름부 감독이 "훈련 태도가 불량하다"며 2학년 A군(15)의 머리를 삽으로 때렸다.

A군은 상처 부위를 의료용 스테이플러로 한 차례 봉합할 정도의 상처를 입었지만, 겁이 나 부모에게 "화장실 세면대에 부딪혀 다쳤다"고 둘러대며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두 달 가량 감독의 폭행이 계속됐고 이를 견디다 못한 A군은 지난달 28일 위험적 선택을 하려다 아버지가 발견해 구조된 후에야 폭행 사실이 드러났다.

경북교육청 전경. 경북교육청 제공
경북교육청 전경. 경북교육청 제공

 

이후 A군의 부모가 학교에 이런 사실을 알렸으며,사태를 뒤늦게 파악한 학교 측은 지난 4일 감독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 지난 12일 경북씨름협회의 관련 사안 신고를 받은 스포츠윤리센터는 조사관을 배정해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협회는 일단 경찰 및 윤리센터의 조사 결과를 본 뒤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 운동선수 학부모연대는 13일 규탄 성명서를 내고 "가해 감독은 중학생 선수의 머리를 삽으로 폭행해 심각한 상해를 입혔고, 피해 학생은 이후에도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리다가 위험한 선택을 시도했다"면서 "학생 선수를 보호해야 할 교육 기관과 체육 행정의 완전한 실패이며,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또 연대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체육계 전반의 폭력·은폐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난 사례"라며 가해 감독에 대한 형사 처벌 및 영구 자격 박탈,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의 학교 운동부 폭력 근절 특단 대책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경북교육청은 14일부터 21일까지 도내 364개 학교운동부 소속 학생선수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성)폭력․인권침해 실태를 온라인 비공개 방식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조사는 온라인 비공개 방식으로 진행되며, 피해나 침해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보호 조치를 시행하고, 지속적 폭력이나 조직적 은폐가 의심될 경우 특별조사를 통해 철저히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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