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네 번째로 출석해 6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지만, 이번에도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오전 9시 36분쯤 호송차를 타고 서울 광화문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여사는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3시 45분까지 조사를 받고, 조서 열람까지 마친 뒤 오후 4시 40분께 귀가했다. 특검은 27일 오전 10시에 다섯 번째 출석을 통보했다.
이날 조사는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에 집중됐다. 김 여사는 2022년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과 함께 각종 교단 현안 청탁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있다. 특검은 김 여사가 해당 청탁 내용을 인지했는지, 이를 실행했는지를 집중 추궁했지만, 김 여사는 진술을 거부했다.
또 특검은 통일교 측이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대표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구속기소된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은 전씨와 공모해 신도들을 대거 입당시켰고, 그 대가로 총선 비례대표 공천을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이와 관련해 “그게 가능합니까”라고만 답한 뒤, 다시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건희2’라는 연락처의 실소유주 여부도 특검의 추궁 대상이었다. 이 번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부터 대통령 취임식 초청 요청, 인사 관련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이 연락처가 김 여사의 것인지 캐물었지만, 김 여사는 이 질문에도 진술을 거부했다. 김 여사 측은 ‘건희2’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연락처라고 주장해왔다.
특검은 지난 12일 김 여사를 구속한 뒤 지금까지 총 네 차례 조사를 진행했으며, 구속기한이 끝나는 31일 전에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진 특검보는 “구속기한이 일요일(31일)이라 그전에 당연히 기소돼야 한다”며 “이르면 금요일(29일) 정도로 시점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사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